인천시가 고려 개국 1천100주년을 앞두고 ‘고려역사 강도(江都)’의 꿈 실현에 나서 역사복원 사업에 나선다는 소식이다. 보도에 따르면 강화는 고려왕조 제2의 도읍지였으나 고려역사에 대한 연구나 발굴이 미흡해 다른 고도(古都)처럼 역사문화단지가 조성되지 못한 곳이기에 이번에 잊혀진 역사를 되살리기 위함이라 한다. 늦은 감이 있으나 일단은 환영한다. 시의 이번 강화역사 복원 프로젝트가 고려조에 편중돼 있으나 강화는 단군 이래 한국의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강화를 일컬어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 칭한다. 강화에는 석기 시대의 고인돌을 비롯해 국조 단군이 세운 고조선의 역사가 깃들어 있다. 참성단, 정족산성 등이 그것이다. 그 이후로도 삼국시대를 거쳐 고려조의 도읍지로서의 역사도 숨쉬고 있는 지역이다. 근세 들어 서세동점 시기, 서구 열강과의 각축장이 되기도 했던 강화다. 고대 사적 자료는 희귀하다 하더라도 근세 역사 자료는 풍부하다. 자료 하나하나 철저한 고증을 거쳐 확실한 역사자료의 토대 위에 잊혀진 역사가 복원돼야 한다. 역사는 있는 그대로의 역사가 역사로서 가치가 있는 것이다. 유물과 사적지 등은 오랜 세월의 흔적이 묻어 남아 있어야 사적 의미가 있다. 마천루는 예산만 있으면 단시일 내라도 지을 수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건물들은 역사적 가치는 없는 것이다. 유적은 한번 훼손되면 아무리 많은 예산을 소요한다 해도 원형 그대로의 복원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세월이, 역사가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역사 유물의 보존 의미가 있다.

 우여곡절 끝에 추진되는 강화 역사를 복원 사업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고고학자, 역사학자 등 전문가들에 의한 정밀한 고증이 있어야 하겠다. 한번 왜곡된 역사는 그대로 전해져 후손들에게 잘못된 역사를 남기게 된다. 이보다 더 그릇된 역사 교육은 없다. 밝음의 역사이든 어둠의 역사이든 그렇다. 그러잖아도 근자 들어 역사 드라마의 경우 방송 중 일부 대목이 역사적 사실에 어긋난다 하여 물의를 빚는 사례가 왕왕 있다. 이번에 인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강화, 고려역사 복원 사업은 소설을 쓰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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