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강일형 총동창회장 인하대-인천시 상생을 말하다

송도 글로벌 캠퍼스 합리적 대안 만들기 나설 때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2017년 05월 18일 목요일 제16면

"1970년대 제물포역에서 독쟁이고개를 넘어 10리를 한걸음에 내디뎠어요. 170학점이 넘는 수업을 소화해야 했으니 고등학교 같이 빡빡한 일정이었지만 그때는 캠퍼스에 낭만이 넘쳤지요."

 강일형(61·토목공학과 73학번)인하대학교 총동창회장은 학창시절을 떠올리며 회상에 잠겼다. 그는 대학시절 김포 방화동에서 버스를 타고, 영등포역에서 다시 기차를 타고 제물포역에 내려 인하대까지 걸어서 통학했다. 2시간 정도 걸리는 길이었지만 ‘인하대생’이라는 자부심으로 당차게 다니며 배웠다. "독쟁이고개 넘어 다니며 마신 막걸리를 잊지 못해요. 수업 마치고 가는 길에 술 한 잔 기울이며 미래를 운운하던 게 엊그제 같네요."

 이제 환갑이 지났지만 강 회장의 마음은 여전히 40여 년 전 독쟁이고개를 넘던 청년 시절과 꼭 같다. 품은 꿈도 마찬가지다. 그는 인하대 개교 70주년인 2024년을 목표로 동문장학회관을 짓기 위한 첫발을 뗐다. 17만여 명의 동문들과 ‘5천 원의 기적, 인천과 인하를 바꿉니다’란 슬로건으로 100억 원 조성을 목표로 삼았다. 가장 먼저 자신이 10억 원을 동문장학회관 건립에 보탤 예정이다.

 ㈜영신 대표이사인 그는 ‘인하대 발전이 곧 인천 발전’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인하사랑이 가득한 강 회장의 ‘인하대 그리고 인천’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2017051801010006549.jpg
▲ 강일형 인하대 총동창회장이 2024년 개교 70주년 기념 동문장학회관 건립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지역거점대학으로서 인천시와 인하대의 상생 방안은.

 ▶시정부와 지역거점대학은 동반자 관계이자 공동운명체입니다. 시와 NGO 등 단체들은 그 지방에 거점대학이 존재함으로써 얻어지는 장점들을 망각해서는 안 됩니다. 지역거점대학은 단순히 교육기관의 기능과 역할을 넘어 그 지역의 동력이며 문화의 중심이 되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실리콘밸리에는 버클리대학과 스탠포드대학이 있고, 뉴욕의 맨해튼에는 컬럼비아대학과 뉴욕대학이 있으며, 전통의 명문 도시 보스턴에는 하버드대와 MIT가 있습니다. 좋은 대학이 없으면 산업시설을 유치할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기업도 들어오려고 하지 않습니다.

 이제 시정부도 지역거점대학 살리기에 동참해야 합니다. 산·학·연 협동 체제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행·재정적 지원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시정부와 의회는 대학 발전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하고, 대학은 시정부에 정책적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상생하는 대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송도캠퍼스 건립과 관련한 생각은.

▶최근 인하대는 미국 항공우주국 요청으로 차세대 우주선 개발협정을 맺고 개발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이는 인하대의 독보적 연구기술력을 세계가 인증한 쾌거입니다. 시는 세계 수준의 기술력을 송도 경제자유구역, 더 나아가 인천 전체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동력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지역의 뜨거운 감자인 인하대 송도캠퍼스 해법도 이러한 기준에서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처음 ‘송도지식산업복합단지’라는 명칭으로 출발한 인하대 송도글로벌캠퍼스는 2007년 사업계획 제출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2010년 5·7공구 부지를 매입해 콘텐츠를 수립 중이던 인하대는 2013년 시의 간곡한 요청으로 엠코테크놀로지코리아에 기존 부지를 크게 양보하고 매립이 불투명해서 모두가 반대했던 대체부지인 11공구로 변경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원래 글로벌캠퍼스는 세계 100위권 외국 대학 해외분교를 유치하는 조건인데, 세계적 경제위기로 유학수요가 급감할 뿐만 아니라 학령인구 절벽시대를 맞아 계획 변경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시작과 취지가 좋았다 하더라도 여건 변화를 무시하고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는 개인이나 기관은 없습니다. 인하대의 안정적인 발전과 이를 통한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기대한다면 시와 관련 기관은 지금이라도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하도록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7만 동문, 60만 인하가족 그리고 300만 인천시민의 미래가 걸려 있는 중차대한 선택입니다.

-동문장학회관 건립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지난 3월 22일 총회에서 개교 70주년을 기념해 2024년 동문장학회관을 건립하기로 만장일치 의결했습니다. 이 사업은 물리적인 자산을 늘리는 건축사업이 아니라 ‘백년지계’를 내다보는 무형의 육영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안정적으로 재원을 마련, 인하대 재학생뿐만 아니라 인천 지역 중고생들에도 장학사업을 지속가능하게 이어갈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을 마련하고자 회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17만 인하인의 역량을 모아 나갈 것입니다. 3월 22일 선포식 이후 지금까지 역대 회장님들과 28대 회장단, 각 단위 동문회 및 재미동문회에 이르기까지 건립기금 약정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최순자 총장도 1억 원을 쾌척했습니다. 빠르면 올해 안으로 학교 인근에 부지를 선점하고 설계에 착수해 기반을 마련해 놓을 생각입니다.

-인하대의 현안 진단과 처방은.

▶대학이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갖춘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 교육재정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재정건전화 방안이 수립·실행돼야 합니다. 그런데 대학 재정수입은 세계적 금융위기 및 이로 인한 경제 침체 속에서 급감하고 있으며, 향후 전망도 좋지 않은 것 또한 현실이지요.

 인하대도 예외 없이 재정 압박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등록금 의존율 등 재정지표를 보면 인하대는 평균 이하로 국내 10위권 대학의 위상에 부합하지 못하고, 이는 대학경쟁력의 상대적 저하로 이어져 우려스럽다는 판단입니다.

 대학 재정건전성 확보는 범국가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대학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대학법인의 대학 재정기여도 제고가 절실하며 우리 대학을 포함한 많은 대학들이 법정부담금 및 대학 재정기여에 대한 의무를 해태한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수 인재와 연구인력 양성, 학술 역량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열악한 인프라를 극복하는 것이 우선인데 근본적인 문제는 재단의 육영사업 의지와 투자에 있으며,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재단의 과감한 지원과 투자를 촉구합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인하대는 한진해운 부실채권 130억 원을 매입했다가 회수 불가능한 사태가 벌어져 교내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총동창회에서 이 갈등을 풀어내겠습니다. 시민단체와 학생회·교수회와 대화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동문들과 구성원들이 오랜 시간 모아 온 발전기금이 휴지 조각이 된 것을 지켜보는 입장에서 마음이 무척 착잡합니다. 조만간 재단의 책임 통감과 손실 보전에 대한 긍정적 입장 표명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동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총동창회는 17만 인하동문들의 최고 대표체로서 친목과 화합을 통해 모교 후원과 후진 육영 사업을 제1의 목적사업으로 활동하는 단체입니다. 모교 발전은 물론 후배들의 교육 여건과 진로까지도 고민하는 영원한 ‘인하지기’로서 모교 역사의 한 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모교에 대한 긍정적이고 무한한 애정과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인식과 평가는 주로 ‘과거’를 토대로 이뤄지지만 출신 동문으로서 평가를 받을 때에는 ‘현재’의 학교에 대한 모습에 영향을 받는 경향이 있습니다. 과거의 영광뿐만 아니라 현재의 정체성, 미래 발전가능성 등까지도 모두 동문들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국적은 바꿀 수 있지만 학적은 바꿀 수 없습니다. 숙명적인 모교와의 관계를 졸업 이후에도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졸업 후 자랑스러운 인하인으로서 모교 발전에 대한 인식, 참여와 관심을 통해 우리 모두의 영광스러운 모습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을 중요하게 여겨야 합니다. 총동창회는 과거의 영광을 계승하면서 동시에 동문들의 총체적인 역량을 결집해 모교 발전과 후진 육영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저작권자 ⓒ 기호일보 (http://www.kihoilbo.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