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왕성 개래학(繼往聖 開來學)의 정신으로 경인교대의 훌륭한 전통을 잘 계승해 후학과 후배들에게 대학 발전의 길을 활짝 열어 주는 일이 제가 총장을 맡은 4년간 해야 할 막중한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인교육대학교 제7대 총장으로 취임한 고대혁(58·사진)총장의 소감이다. 지난 12일 경인교대 인천캠퍼스에서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취임식에서도 고 신임 총장은 취임사를 통해 "역량 있는 교사 양성, 구성원의 잠재능력 발휘, 행복공동체 구현,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발전하는 대학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가 앞으로 4년간의 임기 동안 펼칠 새로운 도약을 위해 ‘상상(上上:想像) PLUs 대학’이라는 야심찬 모토와 함께 설정한 다양한 목표들이다.

-취임을 축하드린다. 어떻게 경인교대를 이끌어 갈 생각인지.

▶성숙한 국가 또는 문명사회의 핵심은 배려와 관용입니다. 대한민국이 성숙한 문명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구성원 개개인이 타인을 가족처럼 이해하고, 존중하고, 배려하는 큰마음을 가진 사람으로 성장해야 합니다. 이에 공교육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초등교원은 다양한 배경과 특성을 지닌 학생들을 가르쳐야 하는 만큼 지식·태도·기능을 함양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하면서도 동시에 세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타인을 존중하고 생명에 대한 존경심도 가져야 한다는 뜻이지요. ‘머리 좋은 사람(최고의 인재)’이면서 동시에 ‘마음씨도 좋은 사람’이 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이에 다양한 교과 및 비교과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할 예정입니다.

아무쪼록 교사가 성숙한 국가와 문명사회를 만드는 주도자가 돼 주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상상(上上:想像) PLUs 대학’이라는 모토와 함께 밝힌 행복공동체 조성이란.

▶우리 대학을 신명나게 공부하고, 연구하고, 활기차게 일하는 공동체로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이 뿐만 아니라 교수들의 연구와 교육 역량 강화를 위한 적극적 지원도 할 예정입니다. 우리 대학은 초등교육과 연구 분야에서 최고의 인재풀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하고 지원하는 것은 총장이 해야 할 역할이자 임무이겠지요.

또 고령화사회를 위한 지원에도 대학의 역할이 필요합니다. 고령화·저출산으로 인한 입학인원 축소 등으로 대학의 위기라는 말이 자주 나오곤 하는데 거꾸로 대학의 기회일 수도 있습니다. 사회재교육이 점점 필요해지는 시대에서 앞으로 20대부터 80대까지도 잠재적 고객으로 보면 대학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이 보이는 건 당연합니다. 평생교육을 위한 시민교육 및 교사 재교육 등을 확대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교대가 나아갈 방향 또는 올바른 교육관이란.

▶대한민국과 핀란드·싱가포르 등이 초등교원 양성 모델에 있어서 최고로 꼽히는 나라들입니다. ‘초등교원 양성 분야에서 우리가 세계 최고다’라는 긍지와 신념으로 교원 양성 교육의 세계적 모델을 창출할 예정입니다.

앞서 얘기한 대로 동시에 기본을 중시하는 교육, 지성과 인성이 어우러지는 교육이 꼭 필요합니다. 미래를 준비하는 교육에는 세 가지 요소가 반드시 있어야 하는데, 바로 3C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인성(Character), 소통(Communication), 참여와 봉사(Committment)이죠.

또 사회변화(저출산·고령화 등)에 따라 대학의 정체성을 확대하기 위해 유·초·중등을 아우르는 종합 교원 양성 체제로의 단계적 전략을 수립하겠습니다. 그 방법에는 교원 양성 대학의 강점과 약점을 보완하는 대학 간 연합 등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발전하는 대학이 되도록 힘쓰겠습니다. 경인 지역의 대표적인 초등교원 양성기관이자 지역사회의 중심대학이 될 수 있도록 인프라를 확충하고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입니다.

올바른 교육관이란 뭘까요? 남을 가르치는 직업으로 교직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자가 되기로 마음먹었다면 스스로 공부하고 학습하는 모범 사회구성원이 돼야 합니다. 동서양 철학을 공부하는 교사 학습동아리 ‘관연재(款硏齋)’ 운영을 1995년부터 시작한 이유이자 ‘좋은 스승은 학생을 제자로 만드는 사람이 아닌, 그들을 다른 사람의 스승으로 만드는 사람이다’라는 명언을 강조하는 뜻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경인교대란.

▶‘가족’과 같은 존재라는 표현을 써도 무방할 듯싶습니다. 1993년부터 교수로 임용돼 계속 근무했지만 1984년 조교로 일한 경험도 있답니다. 또 세 명의 자녀 중 첫째와 셋째가 경인교대와 인연을 맺은 데다 이 학교를 졸업한 친척까지 합치면 더 많고, 어쨌든 동문가족으로서도 남다른 의미를 지닌 대학이죠.

마지막으로 말씀드리면 임기 4년 동안 2가지 질문을 늘 잊지 않고 자문하면서 지낼 계획입니다. ‘한국 교육에서 경인교대의 존재 이유는 무엇일까(WHY)’와 ‘어떻게 하면 우리의 존재 이유를 이 시대에 실천할 수 있을 것인가(HOW)’라는 두 가지 질문을 통해 대학의 정체성과 발전 방향을 끊임없이 성찰하고 실천해 교육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김경일 기자 kik@kihoilbo.co.kr

 # 약력

 ▶한양대 사범대학 교육학과(문학사),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교육학(문학석사), 한양대 대학원 교육철학(교육학박사) 졸업

 ▶현재 경인교대 윤리교육과 교수, 한국초등도덕교육학회 회장

 ▶경인교대 신문방송센터 소장·기획연구처장·교무처장, 동양고전학회 회장, 동양윤리교육학회 회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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