겟 아웃(Get Out)
104분/미스터리/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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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월 미국에서 개봉해 대박이 난 작품이다. 북미 개봉 직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제작비 450만 달러의 42배 이상의 흥행수익을 올렸다는 소식이다. ‘공포영화에서 대박이 나온다’는 할리우드 영화계의 속설이 딱 맞아떨어진 셈이다. 반면 ‘흑인이나 인종차별 문제를 다루면 흥행성적이 좋지 않다’는 속설은 깨 버렸다.

 ‘겟 아웃’은 우리나라로 치면 독립영화나 저예산영화에 속하는 작품이다. 출연 배우도 단출하다. 흑인 남자 크리스(다니엘 칼루야 분), 백인 여자친구 로즈(앨리슨 윌리엄스), 여자친구의 부모 등이 주인공의 전부라고 해도 지나친 표현이 아니다.

 ‘겟 아웃’은 귀신·좀비 등 공포영화의 단골 소재들이 등장하지 않는다. 장르를 구분할 수 없는 영화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공포와 스릴러, 코미디가 결합된 지금껏 본 적 없는 영화라 해도 무방하다. 여기엔 이 영화로 데뷔한 감독의 영향이 크다. 연출을 맡은 조던 필레는 원래 코미디언이다. 코미디언이 첫 연출작에 각본과 제작을 맡은 건 매운 드문 경우다.

 코미디와 호러, 스릴러를 합친 ‘겟 아웃’은 흑인 남자가 백인 여자친구의 부모 집에 초대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주제를 ‘인종차별’이라고 해도 될까? 인종차별 자체가 공포영화의 소재로 사용된 경우는 아마 처음일 듯하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무슨 작품인지 종잡기 쉽지 않다. 흑인 감독 또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관점에서 바라본 영화라는 게 나름의 평가다.

 또 인종차별이 주제라고 해서 시대 배경이 과거는 아니다. 바로 현재의 미국이다.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등장하니 말이다.

 어떠한 말로도 쉽게 설명할 수 없는 영화 ‘겟 아웃’은 크리스가 여자친구 로즈의 부모를 만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후 여자친구의 가족과 백인 주민들에게 묘한 괴롭힘을 당하며 이 영화는 코미디에서 공포영화로, 다시 코미디로 전개된다. 그렇다고 내용이 허술하다는 뜻은 아니다. 후반부 결정적인 반전을 보고 나서야 ‘아, 이런 영화구나!’라는 감이 좀 잡힐 것이다.

 미국에서는 R(Restricted)등급, 즉 폭력성이나 선정성 등이 강해 만 17세 미만 제한관람가 등급을, 국내에서는 15세 이상 관람가 판정을 받았다. 영화 배급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편집된 화면은 없고 단지 국가별 판정 기준의 차이라는 설명이다.

  김경일 기자 ki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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