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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인천 희망의 숲 조성사업 벌써 10년

모래바람 맴돌던 메마른 땅 푸르른 생명樹로 채워진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2017년 05월 19일 금요일 제17면

▲ 나무가 잘 자라기 바라는 마음으로 적어놓은 메모들.
황폐했던 몽골 사막이 조금씩 푸른 숲으로 변화하고 있다. 나무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던 몽골 주민들도 이제는 나무와 함께 하는 삶에 익숙해지고 있다. 이러한 작은 변화들은 인천시민들의 관심에서 비롯됐다.

 2008년 처음 조림활동을 시작한 ‘몽골 인천 희망의 숲 조성사업’이 올해로 10년째를 맞았다. 전국에서 민간이 숲 조성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실천에 옮긴 첫 사례이기도 하다.

 몽골 사막화의 심각성과 우리나라와의 연관성을 인천시민들이 처음 인식하게 된 것은 2007년 인천환경원탁회의 위원들과 녹색환경지원센터 관계자들이 몽골을 방문했을 때다. 당시 몽골은 전 국토의 90%에서 사막화가 진행, 이 중 78%가 심각한 사막화의 위협에 놓였었다. 문제는 이 사막에서 발생한 황사와 미세먼지가 우리나라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었다. 동북아시아 지역 황사의 절반 이상은 몽골에서 발생한 것으로, 바람을 타고 그대로 우리나라로 이동해 오고 있었다. 국내에서는 인천이 가장 먼저 피해를 받는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황사경보 발령 외에는 특별히 외교적 대책 마련이 없는 상황이었다.

 이들의 첫 몽골 방문은 말로만 듣던 사막화의 심각성을 몸소 체험하고, 공동의 문제로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매년 증가하는 황사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 연대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답사자들은 몽골 사막화 방지를 위해 국제 연대를 모색하고 구체적인 실천계획을 마련하기로 결의했다.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몽골 사막화 지역에 실제로 조림사업을 전개하기로 결정했다.

▲ 2013년 몽골 다신칠링솜에서 인천 희망의 숲 제막식을 진행하는 모습.
이때 정해진 사업 명칭이 바로 ‘몽골 인천 희망의 숲 조성사업’이다. 몽골의 척박한 사막화 지역에 인천시민들의 모금을 통해 나무를 심고, 이것이 작은 희망이 돼 장기적으로 푸른 숲이 되기를 희망한다는 의미였다.

 곧바로 TF는 사막화 방지사업의 사례 연구, 몽골 현지와의 네트워킹 등 연결 루트 확보, 사업 방식 및 모금 방법 모색, 부지 선정, 관리 방안 등 전반적인 실무 논의를 시작했다. 물론 관련 포럼 개최를 통해 시민과 의견을 공유하고 이를 수렴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첫 조림 활동은 2008년 5월 진행됐다. 당시 민간 주도의 사막화 방지사업으로 시작됐으며, 사업비는 모두 시민의 모금을 통해 마련됐다. 첫해 시민들의 힘으로 모은 사업비는 1억2천368만여 원에 달했다.

▲ 어린이집·유치원 등에서 몽골 인천 희망의 숲 조성사업을 위해 모은 저금통을 개봉하는 모습.
민간 주도의 사막화 방지사업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간 실시됐다. 이 기간 5만여 그루에 이르는 몽골포플러, 몽골버드나무, 차차르간 등의 나무가 울란바토르시 성긴과 바양노르솜 일대에 심어졌다. 2011년에는 추가 관리와 관수 봉사활동이, 2012년에는 사후 관리가 진행됐다.

 그러다 이 사업은 2013년부터 민관 공동협력으로 발전하면서 전환점을 맞는다. 시민들이 모아 준 사업비 외에 시에서도 보조금을 받게 되면서 보다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사업 진행이 가능해진 것이다.

민관 공동협력사업으로의 발전은 인천 지역 내 기후변화 대응과 사막화·황사 방지에 기여하는 연계가 마련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이는 녹색기후기금(GCF) 본부 유치 이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첫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으로, 사막화와 황사 방지에 기여하는 프로그램으로 정착하게 됐다. 또 사업 효율을 극대화하고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한편, 인천의 대외 이미지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 자원봉사자들이 사막에 나무를 심는 모습.
이처럼 민간 주도 사업과 민관 공동협력사업으로 이어져 오는 동안 몽골 사막 일부에는 인천시민들의 소망을 담은 숲이 조성되기 시작했다. 2008년부터 지금까지 다신칠링솜 등 몽골 내 67㏊에 9만1천300여 그루의 나무를 심었고, 현재 70% 이상의 평균 생존율을 유지하고 있다. 적은 강수량과 토양의 염분, 추위 등 척박한 환경에서도 지속적인 관리와 관심 덕분에 무사히 자라고 있다. 이 나무들은 사막화 방지뿐 아니라 조림장 고용을 통한 몽골 지역 주민 일자리 마련, 유실수 및 영농활동을 통한 수익 창출 등 몽골 주민들의 삶에도 기여하고 있다.

몽골 인천 희망의 숲 조성이 가져온 변화는 또 있다. 이 사업과 사막화 방지 교육을 병행함으로써 시민들에게 사막화의 심각성을 알리고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됐다. 사막화 방지 교육은 유치원, 학교, 동아리, 시민단체, 기업 등을 대상으로 연간 100여 회 진행돼 사막화 현실을 파악하고 해결 방법을 함께 모색하는 장이 되고 있다. 청소년과 대학생들이 점진적 에코(eco)리더로 성장하도록 돕는 발판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사막화 방지 교육을 들은 유아·학생·시민 등 참여자는 총 3만5천845명이며, 조림사업 등 자원봉사 참가자는 372명이다. 이들은 몽골 경비를 전액 자부담하며 참여할 정도로 관심과 열정을 갖고 있다.

 올해 역시 몽골 인천 희망의 숲 조성은 계속된다. 학생·시민 봉사자 57명은 24~28일 몽골을 방문해 10㏊ 정도의 면적에 1만4천여 그루를 추가로 심을 예정이다. 또 직접 몽골에 가지 못하는 대신 모금에 참여한 일반 시민이 274명에 이를 정도로 이제 이 사업은 인천 시민 고유의 사업이 됐다. 이 외에도 어린이집·유치원 14곳, 공기관 및 기업·단체 38곳 등 다양한 곳에서 후원이 이어졌다.

▲ 어느새 사람 키보다 많이 자란 몽골 포플러 나무의 모습
최혜자 인천희망의숲시민협의회 간사는 "인천 희망의 숲 조성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동참하면서 시작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처음에는 몽골에 심은 나무들이 무사히 자랄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지만, 얼마 전 사전 답사를 위해 몽골을 찾았다가 10년 전에 심은 나무들이 몰라보게 자란 것을 보며 ‘우리가 몽골에 나무만 심은 게 아니라 희망도 심고 왔구나’하고 느꼈다"고 말했다.

▲ 몽골 현지 주민들과 함께하는 몽골 인천 희망의 숲 조성사업.
그러면서도 올해 10주년을 맞아 또 다른 전환점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인천이 GCF 본부를 유치하는 등 기후변화 및 환경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 도시로 거듭난 만큼 이에 맞는 정책적 지원도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최 간사는 "그동안은 나무 심기에 중점을 뒀지만 이제는 인천이 GCF 유치도시로서나 국내 3대 도시로서의 위상에 맞게 환경문제에 있어서도 정책적인 기틀이 마련돼야 할 때"라며 "지자체 차원에서도 환경적인 관점에서 도시를 바라보고 발전을 도와주는 것이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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