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 사업을 가장 많이 하는 도시가 인천(정비사업 연계 등 총 15곳)이다. 그 중심에 인천시 A과장이 있다. 물론 뉴스테이 포럼 운영위원을 맡은 B국장도 있지만 팀장 시절부터 뉴스테이 사업에 관심을 가졌던 A과장을 따라오긴 어렵다.

2015년 승진한 A과장은 이때부터 뉴스테이 사업에 열을 올린다. 재개발 사업 등 오랜 업무 과정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부동산 경기 침체로 막힌 재개발 시장의 숨통을 뉴스테이로 트겠다는 심산이었다.

A과장이 뉴스테이 사업 연계로 재개발구역 주민들의 호응을 얻자 시도 덩달아 춤을 춘다. 일각에선 시장이 재선을 위한 첫걸음으로 원도심 주민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뉴스테이를 남발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토교통부도 정책에 맞춰 재개발조합이 뉴스테이 사업 선정에 참여하게끔 노력한 A과장과 함께 움직인다.

뉴스테이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A과장은 시 공무원들 사이에서 ‘실세’로 각인됐다. 인천도시공사가 지난해 상반기 인천아시안게임 경기장 체육공원 부지(계양경기장 북측 13만㎡, 남동경기장 남측 5만6천㎡, 선학경기장 남측 13만8천㎡)를 뉴스테이 선도지구로 사업을 추진하려고 나서자 A과장이 제동을 걸어 무산시켰다는 얘기도 나돈다. 이 사업은 시 재정담당관실에서도 추진하기로 했던 사안이었다. A과장이 자신의 힘이 분산될 수도 있다는 계산을 한 것으로 시 안팎에서는 보고 있다. A과장은 오랫동안 주거환경이 좋지 않은 청천2·십정2구역 등이 우선 진행돼야 한다는 이유를 내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시 내부 인터넷 게시글에는 ‘5급 달려면 A과장한테 잘 보여야 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여기에 승진한 지 2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뉴스테이 사업 공로로 A과장이 국장이 될 것이라는 얘기도 돌았다. 이렇다 보니 A과장에 대한 좋지 않은 얘기들도 흘러나온다.

시의 한 관계자는 "동구의 한 뉴스테이 구역 설계업체를 선정하면서 신생 업체와 좋지 않은 거래를 했다는 소문이 있다"며 "고위직 인사, 민간사업자 모임, 국토부 관계자 등이 A과장과 연결돼 있다"고 귀띔했다.

또 지난달 4일께 도시공사와 마이마알이(당시 십정2구역 임대사업자) 간 계약서 확인자로 시장 직인이 아닌 A과장 개인 도장이 찍혀 있어 계약이 비정상적이라는 의혹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시민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감사원이 ‘지방공기업 경영실태 감사’에서 의혹을 파헤쳐 달라"고 요구했다. 감사원은 십정2구역 뉴스테이 진행 과정에서 설계업체를 미리 정해 놓은 정황 등을 파악하고 추가 감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인천지검은 A과장 등 시 직원들이 뉴스테이 사업에 참여한 민간 정비업체·임대사업자 관계자들과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등을 수사하고 있다

A과장은 "도장을 찍은 것은 행정처리하는 과정에서 과장 선에서 결재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라며 "시 인사나 민간업자들과의 관계에 대한 얘기를 듣긴 했지만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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