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시 영통구 하동 광교호수공원 내 수변데크에 식재된 허브 화분이 이용객들의 절도로 인해 비어 있다.  사진=임성봉 기자
▲ 수원시 영통구 하동 광교호수공원 내 수변데크에 식재된 허브 화분이 이용객들의 절도로 인해 비어 있다. 사진=임성봉 기자
수원시가 광교신도시의 랜드마크인 광교호수공원에 심어 놓은 조경용 화분을 훔쳐가는 이용객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22일 시에 따르면 지난 4월 2천700만 원을 들여 광교호수공원 내 300여m 길이의 나무데크 난간에 페퍼민트, 아로마 등 9종의 허브 600본을 식재했다.

광교호수공원 관리사무소가 수변공원 나무데크에 허브와 꽃을 심어 달라는 이용객들의 요청에 따라 자동급수 시스템 등을 갖춰 식재한 것이다.

허브가 식재된 이 길은 원천저수지를 끼고 산책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으며, 길을 걸으며 허브향을 맡을 수 있어 나들이객들에게 인기가 좋다.

하지만 최근 광교호수공원 이용객들이 허브를 훔쳐도 적발이 어렵다는 점을 노리고 절도를 일삼고 있다.

실제로 이날 광교호수공원 내 수변데크 위에는 허브가 식재된 화분 곳곳이 비어 있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화분 안에는 흙이 움푹 파여 있는 등 허브가 뿌리째 뽑힌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으며, 일부 화분에는 도난당한 허브의 잎사귀들이 남아 있거나 뽑는 과정에서 뿌리가 끊어져 있기도 했다.

일부 허브 화분에는 뽑아간 지 얼마 되지 않은 듯 뿌리가 있던 자리에 동그란 구멍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도 확인됐다.

주민들은 호수공원 이용객들이 공공재산을 훔쳐 가고 있는 만큼 강력히 단속하고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주부 장모(52)씨는 "나무데크를 걸을 때마다 허브향을 맡을 수 있어 인기가 많은데, 일부 몰지각한 이용객들 때문에 눈살이 찌푸려진다"며 "이들의 도난행위를 막을 수 있도록 시가 예방대책을 마련하는 등 강력한 단속에 나서야 한다"고 토로했다.

광교호수공원 관리사무소는 현재까지 도난당한 허브가 총 40여 본인 것으로 확인했으며, 허브 추가 식재를 준비하고 있지만 향후 도난이 다시 발생해도 허브가 식재된 나무데크를 비추는 방범용 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아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허브 관리업체를 통해 피해 현황 조사를 마쳤으며, 광교호수공원을 찾는 나들이객이 많아지는 만큼 긴급히 허브를 추가 식재하기로 했다"며 "당장 CCTV를 설치할 수는 없지만 도난예방대책을 서둘러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성봉 기자 bo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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