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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병달 검단탑병원 비뇨기과 과장
올해 60세의 초보 할아버지 K씨는 유치원에 막 입학한 손주 때문에 고민이 생겼다. 어려서 가벼울 때는 괜찮았으나 제법 무게가 나가게 되면서 고민은 점점 커지고 있다. 수시로 털썩털썩 무릎에 안기는 충격이 전해지면 어김없이 소변을 지리게 된다. 남성에게는 낯선 요실금이 생기다 보니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고 부끄러운 마음에 차츰 손주를 피하게 된다.

 의도치 않게 소변을 흘리는 ‘요실금’은 많은 사람들이 여성에게만 발생하는 질환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4년 통계에 따르면 남성 요실금 환자는 1만79명으로 2009년 8천65명에 비해 무려 24% 증가했다. 이는 60대 이상의 전체 남성인구의 10.4%에 해당하는 숫자이다.

 남성 요실금 환자가 증가하는 원인으로는 서구화된 식생활·스트레스 등 다양하다. 하지만 주된 이유는 고령화로 인한 전립선질환 환자의 증가와 관련이 있다. 요도를 감싸는 전립선이 커지는 증상인 전립선비대증·전립선암 등의 전립선 질환이 남성 요실금을 증가시키는 가장 큰 원인이며, 요절박 및 요실금을 주 증상으로 하는 과민성 방광이 요실금의 원인이 되는 경우도 흔하다. 또한 뇌졸중·파킨슨병·척추 손상 등 신경계 질환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도 드물게 있다.

 요실금은 재채기·기침·무거운 물건을 들 때 등 갑작스럽게 복압이 상승해 발생하는 복압성 요실금과 소변을 참지 못하는 절박성 요실금, 방광에 소변이 가득 차 넘치는 일류성 요실금 등이 있다.

 요실금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바로 비뇨기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지고 잘못된 치료는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약한 요실금의 경우는 근육운동 및 골반운동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심하거나 오랫동안 지속되는 경우 약물치료나 수술적 치료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

 요실금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증상이다. 소변으로 인해 대인기피증이 생기고 우울증 같은 심각한 정신적 고통으로 발전할 수 있으니 반드시 비뇨기과 전문의를 찾아 치료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검단탑병원 비뇨기과 민병달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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