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 국경이 한반도 원산만(함경남도 남부 해안) 이남 지역이 아니라 중국 만주(랴오닝성·遼寧省)에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인하대학교 고조선연구소는 오는 26일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일본에 의해 왜곡된 고려 국경선의 실체’라는 주제로 학술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고조선연구소는 고려와 국경을 맞댄 요(遼)나라 역사서인 「요사」와 「고려사」를 대조 연구한 결과, 서북쪽 경계인 ‘압록’이 현재의 압록강이 아닌 중국 랴오닝성 톄링(鐵嶺)시를 흐르는 랴오허(遼河)의 지류를 가리키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23일 밝혔다. 고려와 중국의 국경을 현재처럼 압록강 이남 지역으로 인식한 것은 조선시대 일부 성리학자의 사대주의와 일본이 대한제국을 침략해 고의로 왜곡한 ‘반도사관’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고조선연구소는 정부 지원을 받아 지난 몇 년간 한국 고대사의 쟁점 사항들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일제 조선총독부가 편찬한 「조선사」를 번역해 원문 대조하고 정밀 해제하는 작업을 했다. 고려 국경과 관련해서도 왜곡이 의심되는 부분을 발견한 것이다.

김연성 소장은 "일제의 한국사 왜곡을 최대한 빨리 바로잡기 위해 사료 해석상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부분에 대해 학술회의를 열기로 했다"며 "고려 전기 국경선을 시작으로 고려 말, 조선 전기까지 제기된 한중 국경 문제에 대해 학계의 공론화는 물론 국민에게 올바른 역사를 알리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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