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1 ·2 
베르나르 베르베르/열린책들/1만3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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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을 꿈꾸게 하는 소설가로 통하는 프랑스의 천재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Bernard Werber)가 4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장편소설이다.

 오는 30일 출간을 앞두고 벌써부터 예약이 밀려들고 있다는 소식이다. 소설 「개미」(1991)로 문단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베스트셀러 작가로 올라선 그의 지명도를 감안하면 사실 예상 못한 반응도 아니다. 출판사 역시 파주시에서 수준 있는 소설을 펴내기로 유명한 ‘열린책들’이라 기대가 크다.

 신작 「잠」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처녀작 「개미」처럼 과학소설 부류로 보면 된다. 「개미」가 개미들의 생태와 추리, 과학이 함께 치밀하게 결합된 과학소설이라면 「잠」은 책 제목처럼 ‘잠’ 또는 ‘꿈’과 관련된 소설이다. 한마디로 정의하면 ‘꿈속의 모험소설’이라고 할까? 그만큼 꿈에 대한 과학적 지식이 상당수 나온다. 마치 「꿈의 해석」을 쓴 심리학자 프로이트 수준의 지식이 수두룩하다고 말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28세의 의대생 자크 클라인이 이 책의 주인공이다. 자크는 신경생리학자인 어머니 카롤린을 통해 어렸을 때부터 꿈을 통제하는 법을 배운다. 눈에 보이는 듯이 선명한 꿈을 꾸는, 수면의 5단계에서 자신만의 꿈세계인 상상의 분홍 모래섬을 만들어 들어갈 수 있는 경지까지 오른다. 이후 카롤린이 남들 모르게 수면 탐사 실험을 하던 중 수면 6단계를 발견하고, 더 연구에 박차를 가하지만 사고가 발생하자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않고 사라진다. 이후 자크가 어머니를 찾기 위한 ‘꿈속의 모험’을 시작한다는 내용이다.

 짧게 정리한 이 정도 이야기만 들어봐도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다. 이게 베르나르 베르베르 소설의 묘미다. 찬찬히 글을 따라가지 않으면 쉽게 길을 잃을지도 모른다.

 이 책의 종착점은 ‘역설수면’이라 불리는 수면 5단계를 넘어선 6단계에 있다. 인간의 뇌 활동이 가장 활발히 일어난다는 단계, 이제까지 아무도 밝히지 못한 미지의 세계인 수면 6단계의 비밀을 풀 수 있을까 라는 궁금증과 함께 이 책을 읽어 보길 바란다. ‘꿈을 제어할 수 있거나 꿈을 통해 과거로 갈 수 있다면? 꿈속에서 만난 20년 전의 당신에게 말을 걸 수 있다면 무슨 말을 하시겠어요?’라는 출판사의 서평대로, 꿈 여정에 소설의 묘미가 더해져 과학소설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
오기와라 히로시/알에이치코리아/1만3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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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 얽힌 여섯 개의 단편이 실려 있다. 평탄하지 않는 인생을 살고 있는 주인공의 이야기 속에서 추억과 희망의 실마리를 찾는 저자의 감각은 탁월하다. 인상적이고 감각적인 내용들이 많다는 뜻이다. 제155회 나오키상을 수상한 이유라고도 볼 수 있다. 가슴에 와 닿는 내용들이 너무 많지만 이발사의 말 중 하나를 소개해 본다.

 『많은 사람을 만나고, 갖가지 다양한 얘기를 들으면서 인격을 갈고 닦은 것처럼 말씀드렸지만, 사실은 조금도 갈고 닦지 못했어요. 철부지 시절에서 조금도 변한 게 없었던 것이죠. 아마 제가 모든 것을 거울 너머로 보지 않았나 싶습니다. 똑바로 마주하면 괴로우니까 말이죠.』

지금도 120년 전에도
신창주/지식과감성/1만5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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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7년 대한제국 수립 후 120년이 지난 지금도 국가적 상황은 당시와 비슷한 양상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들의 각축이나 국론 분열 등까지 말이다."

 인천에 살고 있는 저자가 근대 역사를 짚어 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라는 문제를 정리해 보고자 쓴 에세이다.

 저자는 다시는 나라 잃은 상황이 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일제강점기 시대의 사회상과 애국지사들의 활동을 제일 먼저 정리해 소개하고 있다. 이어 나라를 팔아 호가호위(狐假虎威)했던 반민족행위자들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마지막 편인 ‘내일을 생각하며’에는 열심히 산 사람들이 대접받는 사회를 위한 제언도 내놨다.

  김경일 기자 ki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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