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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동휴 국가보훈처 전 서기관
젊은 청춘을, 천금보다 귀한 혈육을 고국의 재단에 바친 국가유공자의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고 감사드리는 6월 호국보훈의 달이 찾아온다.

 한국전쟁이 끝난 지 64년이 흘렀건만 우리 국민의 마음속엔 여전히 포성이 멈추지 않고 있다.

 1950년 6월 25일 새벽 4시. 북한은 ‘폭풍’이라는 작전명으로 256대의 전차와 176문의 자주포를 앞세우고 기습적으로 남침을 감행했다. 조국이 위기에 처하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가 전선으로 달려 나갔다.

 그리고 수백만 용사들의 피와 땀과 눈물로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냈다. 그러나 3년 여의 기나긴 전쟁은 모든 것을 앗아가고야 말았다.

 국토의 대부분을 폐허로 만든 것은 물론이거니와 국군 13만7천여 명이 전사했고 민간인 100만여 명이 사망하거나 학살, 납치, 행방불명됐다. 유엔군도 3만8천여 명이 전사했다. 우리는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민주주의, 평화와 번영, 이 모두가 선열들의 숭고한 헌신의 덕분인 것이다.

 총성이 멈추고 폐허가 된 땅, 아무 것도 남아있지 않은 대한민국을 일으키기 위해 국민들은 맨주먹으로 초석을 놓았다. 전쟁보다 혹독한 굶주림을 견뎌내고, 숨이 막히는 탄광도 뜨거운 사막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시련이 올 때마다 너와 내가 아닌 ‘우리’로 대한민국의 저력을 보여줬다. 그리고 지금 세계 중심국가로 성장했다.

 한국전쟁 중 종군기자와 병사의 일화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한 종군기자가 "당신은 선물로 무엇을 받고 싶나요?"라고 묻자 병사는 ‘내일’ 이라고 대답했다. 그렇다. 우리는 참혹한 전쟁 속에서 누군가 그토록 그리던 대한민국의 내일에 살고 있다. 그것이 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에서 비롯됐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이 분들이 자자손손 추앙 받고 그 후손들이 명예와 긍지를 갖고 살 수 있도록 예우하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책무이자 국민 된 도리이다.

 매년 6월에는 현충일과 한국전쟁 등 호국에 대한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가다듬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국민의 생명과 나라를 지키기 위해 희생하신 영령들의 안식을 기원하며 진정한 평화의 소중함을 되새겨 보는 호국보훈의 달이 되어야 할 것이다.

 새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김정은 북한 정권은 기습적으로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우리가 북한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를 새삼 가늠케 한다.

 새 정부는 끊임없이 계속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의 의도와 예상되는 과정, 결과를 냉정하게 바라봐야 한다, 또한 한미동맹과 국제공조를 통해 북한이 핵과 미사일로는 결코 얻을게 없다는 점도 분명히 각인시켜 줬으면 한다.

 그것이 꽃도 피우지 못한 나이에 조국을 위해 장렬히 산화한 수많은 젊은이들의 희생과 헌신에 보답하는 길일 것이다.

 ‘전쟁 없는 평화의 세상’ 그것은 우리가 후손에게 남겨야 할 가장 큰 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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