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시 연수구 옥련동의 옛 송도유원지에 위치한 중고차 매매단지 임대사업자 P사가 인근에 건물을 신축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 인천시 연수구 옥련동의 옛 송도유원지에 위치한 중고차 매매단지 임대사업자 P사가 인근에 건물을 신축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옛 송도유원지 안 불법 중고차 수출단지로 배를 불리는 이는 따로 있었다.

싸이칸홀딩스와 인천도시공사 최대 주주인 땅 소유자 인천도시관광㈜이 아니라, 통째로 건물과 땅을 임대한 중고차 수출업체 P사다. 이 업체가 부를 누릴 수 있던 배경에는 애초 불법을 저지르고 눈감아온 땅 주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24일 인천시 연수구에 따르면 P사는 연수구 옥련동 일대 대지 897㎡에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총면적 1천897㎡)의 수십억 원대 건물을 신축 중이다. 1층엔 음식점, 그 밖은 사무실 용도로 외벽 실리콘 마감 작업과 수도배관 매설 등 막바지 공사를 하고 있다.

P사는 옛 송도유원지(25만1천여㎡)의 주인인 인천도시관광으로부터 독점적 임대사업자 지위를 얻어 부를 쌓았다. 실례로 수년간 무허가 건물을 빌려 쓰다가 이행강제금(연간 2천만 원) 일부를 인천도시관광 대신 물면서까지 덩치를 키워 왔다.

그도 그럴 것이 이행강제금을 대신 내도 P사에는 남는 장사였기 때문이었다. 이 업체는 서커스 공연장으로 쓰였던 불법 건축물(2천㎡)을 쪼개 중고차 수출업체에 사무실 일부를 재임대했다. 가로 4m, 세로 6m 크기의 사무실 한 개당 임대료로 35만 원 선을 받아왔다.

P사는 중고차를 실어 나르는 카 캐리어 회사(탁송)를 차려 거의 독점 운행하고 있다. 송도유원지에서 인천항까지 차당 1만5천 원을 수출업자에게 받는다.

P사는 돈이 되자 불법 형질변경을 한 옛 송도유원지 해수욕장 매립터(12만2천㎡)까지 넘보고 있다. 이미 중고차 야적장으로 쓰기 위해 전봇대를 박고 땅을 구획했다. P사는 옛 송도유원지(해수욕장 제외)터를 통째로 임대한 뒤 3.3㎡당 9천 원에 수출업자에게 전대하고 있다.

P사가 송도유원지 인근에 수십억 원짜리 건물을 지을 수 있었던 까닭이다.

인천도시관광은 남 좋은 일 시키고 있다. 감사 자료에 따르면 인천도시관광 최대 주주인 싸이칸홀딩스(지분 82%)가 지난해 옛 송도유원지를 통해 올린 매출은 1억4천400여만 원에 불과했다.

한편, P사 대표는 "내가 임대한 터는 다른 블록에 비해 형평성에 맞지 않은 잣대로 규제를 하고 있다"며 "유원지 해제를 위해 행정기관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해 놓은 상태"라며 억울함을 표시했다.

유희근 인턴기자 brave@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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