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인천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2017년 인천 청년 채용박람회가 열려 구직자들이 채용공고를 살펴보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 24일 인천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2017년 인천 청년 채용박람회가 열려 구직자들이 채용공고를 살펴보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요즘 직장을 고를 상황이 아니잖아요. 기존 조건만 갖춰지면 입사 지원서를 넣으려고요."

24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는 ‘2017년도 인천 청년 채용박람회’가 열렸다. 인천시와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인천지방중소기업청, 한국산업단지공단 인천지역본부가 공동 개최한 채용박람회에는 지역 70개 기업이 참여해 629명 채용을 목표로 현장 면접을 실시했다. 박람회장은 오전부터 기업 정보를 알아보려는 인천 지역 청년들로 북적였다. 정장을 갖춰 입은 청년들부터 교복을 입은 학생들과 군복을 입은 군인들도 있었다. 중년층의 모습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박람회장에 마련된 기업 부스에는 제조업보다는 사무관리직이나 영업 분야를 모집하는 기업 앞에 구직자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이날 만난 지역 청년들은 원하는 직장을 찾기보다 우선 취업에 성공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했다.

4년 전 통계와 경영대학을 졸업한 최모(28·여)씨는 지금까지 20여 곳의 기업에 이력서를 넣었지만 취업에 성공하지 못했다. 최 씨는 "회계 담당자를 모집한다고 해서 면접을 보려고 한다"며 "근무조건을 따지기보다는 기존 복리후생만 갖춰지면 입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특성화고 3학년에 재학 중인 우모(19)군은 "한 반에 한두 명씩은 벌써 취업해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며 "근무조건이 열악해도 다들 어렵다니까 어쩔 수 없다"고 했다.

8월 전역한다는 고모(23)병장은 "원하는 기업은 있지만 전문 자격증을 요구하는 데가 대다수라 취업이 쉽지 않다"며 "군에 있을 때부터 취업 준비를 해야 하는 현실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했다.

제조업을 찾으러 왔다는 문모(40)씨는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은 나이가 어중간해 박람회장 같은 곳에 와도 맞는 근무조건을 찾기 힘들다"며 "요즘은 한 회사에 20∼30년 근무하는 게 아니라 경력을 쌓아 새 직장으로 옮기는 것이 대다수다"라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이날 등록한 구직자들은 관계 기관이 2개월 동안 관리하면서 원하는 직장을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김덕현 기자 kd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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