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몽골 바양노르솜 조림장에서 25일 진행된 ‘인천 희망의 숲’ 조성 10주년 기념행사에서 유정복 인천시장과 시민협의회 및 자원봉사자들이 현지 주민들과 ‘푸른 몽골 희망 선포’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사진=인천시 제공>
▲ 몽골 바양노르솜 조림장에서 25일 진행된 ‘인천 희망의 숲’ 조성 10주년 기념행사에서 유정복 인천시장과 시민협의회 및 자원봉사자들이 현지 주민들과 ‘푸른 몽골 희망 선포’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사진=인천시 제공>
2008년 5월 몽골로 식재 자원봉사를 떠난 시민들은 "10년 뒤 이 나무들이 잘 자라 있다면 그 그늘 아래 앉아 도시락을 먹자"고 약속했다. 그리고 정확히 10년 뒤인 2017년 5월, 이들은 어느새 사람 키의 2~3배만큼 자란 포플러 아래서 밥을 먹으며 그때의 추억을 회상하며 담소를 나눴다.

인천희망의숲시민협의회(이하 시민협의회)는 25일 몽골 바양노르솜에서 ‘인천 희망의 숲 조성 1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유정복 인천시장과 최계운 시민협의회 상임대표, 오기출 푸른아시아 사무총장, 쳉겔 몽골 국무비서실장, 바투저릭 볼간 아이막장, 영덩 바양노르솜장을 비롯해 몽골 환경부 관계자와 시민협의회 관계자, 몽골 현지 주민, 인천 지역 학생과 시민 등 12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인천시민들이 10년 전 처음 나무를 심은 지역인 바양노르솜에서 이뤄져 의미를 더했다. 당시 봉사자들은 바양노르솜과 울란바토르 일대(12㏊)에 포플러, 차차르간 등 2만여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이 나무들은 바양노르솜 주민들의 삶에 큰 변화를 줬다. 나무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이 점차 개선되고 유실수가 주민 자립에 큰 도움을 준 것이다. 생활이 안정되자 과거 황사가 진행되면서 떠났던 사람들도 다시 고향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이곳 주민들은 "인천 희망의 숲 조성사업이 정말로 바양노르솜에 희망을 가져다 줬다"고 말한다.

영덩 바양노르솜장은 "10년 전 인천시민들이 처음 이곳에 나무를 심었던 때가 생각난다"며 "인천에서 온 여러분의 도움 덕분에 몽골의 기후변화와 사막화를 방지하는 데 함께 힘쓸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하며, 앞으로도 인천시민들의 많은 도움이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시민협의회는 시민 후원으로 각종 물품과 물 저장시설, 유실수 보관창고, 학교 화장실 등 이곳 주민 삶의 질 향상을 돕는 다양한 시설을 기증했다. 특히 물 저장시설로 주민들은 10L에 300투그릭(약 150원)만 내면 쉽게 식수를 구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주민들은 산 너머에 있는 관수시설까지 가서 식수를 퍼 와야 했다. 주민들이 낸 돈은 차량 운영비와 인건비, 시설유지비 등으로 쓰인다.

최계운 상임대표는 "인천 희망의 숲 조성사업 10주년을 맞아 그 의미를 되새기고 그동안 이 사업에 힘을 보태 준 시민들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며 "이제 몽골 사막화 방지 등 변화를 위한 씨를 뿌린 만큼 앞으로 젊은 학생들이 이 씨를 키우고 돌봐주는 희망의 세대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유정복 시장 역시 "이 행사를 계기로 황사나 지구온난화 등 전 지구적 도움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인천이 선도적 역할을 해 나갈 것이다"라며 "앞으로 우리의 미래이자 희망인 학생들과 함께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모두 행복하고 건강한 내일을 살아갈 수 있도록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는 당부했다. 몽골 바양노르솜=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