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임기 2년의 인천시립무용단 제9대 예술감독으로 임명된 무용가 윤성주(60)의 취임 소감은 간단하면서도 명확했다. 국내 무용계에서 경험과 전문성을 따라올 사람이 없을 정도로 독보적이기에 24일 인터뷰에서 소신 발언이 이어졌다.

"인천시립무용단이 지역 춤 문화의 중심에 서도록, 또 해외시장에 진출하도록 도울 예정이에요. 춤만 매진하면 성공하는 시대가 아니기에 무용을 종합예술로 꾸며 해외에서도 통하는 최고 수준으로 만들면 가능한 일이거든요."

전황·최현·송범·이매방 등 당대 최고의 원로들을 사사한 춤꾼으로 국립무용단 예술감독, 전문무용수지원센터 이사장을 역임하는 등 무용계에서 잔뼈가 굵은 만큼 다양한 아이디어도 내놨다.

"문화정책의 기본 방향 중 1단계가 시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라면 지금은 시민들이 문화활동에 직접 참여하는 것을 지원하는 2단계로 가고 있는 상황이랍니다. 이에 인천에서 춤 문화가 발전하려면 어떤 것이 필요한지, 제가 무엇을 기여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중이에요. 하지만 춤 실력에다 기획·홍보·마케팅, 지자체의 지원은 성공 요건 중의 기본이죠."

이어 국립무용단의 공연들이 표가 매진될 정도로 인기가 높은 이유에 대한 설명도 들려줬다. 인천시립무용단의 발전을 위한 취지로 나온 말이다.

"스타를 발굴하고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 팬클럽이 나오는 무용단, 무용단 연습장을 개방해 더 많은 시민들이 찾아 공유하는 홍보마케팅 등이 성공의 밑거름이었죠."

그가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을 맡아 안무한 ‘묵향’ 등처럼 세계적인 작품이 인천에서도 나올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는 이같이 답했다.

"아직은 부임한 지 얼마 안 돼 관찰 단계이지만 작품과 단원들의 능력, 무용단에 대한 지원 등이 뒷받침된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지요. 제 색깔이 묻어나는 무대는 아마 올 11월 정기 공연 때라고 보시면 될 듯합니다."

사실 그가 예술활동과 가정생활을 조화롭게 병행한 예술가라는 점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여성 특유의 부드러움과 세심함을 갖춰 불협화음으로 과거 문제가 일었던 무용단의 상처를 어루만져 줄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윤성주 신임 예술감독은 인터뷰 말미에 감사 인사도 전했다.

"아무런 연고도 없는 이를 뽑아 기회를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에요. 기대만큼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경일 기자 ki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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