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소가 죽고 아들 원희와 원상은 조조의 추격을 받아 먼 요동까지 도망칠 때였다. 원희가 요동의 지배자 공손 씨에게 의탁할 뜻을 전했다. 요동의 중신들이 모여 받아들일 것인가 말 것인가를 논의했다. 이때 공손 씨 집안의 어른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원소가 생존 때도 우리를 집어 삼킬 속셈이었는데 이제 그 아들들이 이리로 와서 의탁하겠다는 것은 ‘비둘기가 제 집을 짓지 않고 까치집을 빼앗으려’는 것과 다름이 없다. 그들이 오면 죽이고 그 머리를 조조에게 바친다면 분명 조조는 우리를 소중하게 대접할 것이다."

 결과는 원희와 원상이 목이 베어져 조조에게 보내졌다. 평소에 우호관계가 아니라면 곤궁한 처지라도 도움을 청할 일이 아니다. 더구나 기회를 노려 야심을 드러내는 건 상대의 경계심만 자극할 뿐이다. 요즘에 야당을 보고 있으려면 마치 ‘비둘기가 까치집을 거저 먹으려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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