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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선 나사렛국제병원 척추센터장
허리가 아파서 온 청소년들을 진찰하다 보면 허리 주위에 튼살이 보이는 경우가 많다. 부모들은 자녀가 성장기라서 자라면서 생기는 것이라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필자의 판단으로는 구부정한 자세 때문에 허리 주변의 피부가 지속적으로 당겨져서 살이 트는 것이다. 허리가 굽어 뼈가 튀어나온 곳이 만져지거나 심지어 그 위로 굳은살이 박여 있는 경우도 간혹 보게 된다. 등·허리를 구부정하게 구부리고 책이나 스마트폰을 보는 자세 때문에 척추가 굽어진 것이다.

 퇴행성 질환이 대부분인 성인과는 달리 소아나 청소년의 척추질환은 선천적 이상·종양·척추분리증·척추측만증 등의 다른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예전에는 청소년기에 발생하는 추간판탈출증은 드문 병이었고, 그 원인도 과도한 운동이나 사고·부상인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한 대학병원의 분석에 따르면 1995년과 2004년 사이에 청소년 추간판탈출증이 2.2배 증가했다고 하며, 척추측만증도 유병률이 매년 늘어나서 2012년 보고에 따르면 지난 5년간 1.5배, 10년간 5배 증가했다고 한다.

 사람의 척추는 허리와 목이 뒤로 구부러진 이중 S자 모양의 척추 배열로 직립보행에 최적화돼 있다. 그러나 현대사회는 오랜 시간 앉아 지내고 허리와 목을 구부려 구부정하게 지내도록 강요한다. 척추가 굽어진 C자 모양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신체가 건강하게 성장해야 할 청소년 시기에 잘못된 자세로 인해 지속적으로 척추에 무리를 주게 되면 허리가 굽어지게 될 것이며, 평생 동안 척추질환을 안고 살아야 한다. 더구나 요즘 청소년은 운동할 시간이 부족하다. 척추근육이 약해져 있거나 비만으로 척추에 하중이 많은 상태라면 갑작스러운 운동이나 가벼운 충격에도 척추에 부상을 초래할 수 있다.

 청소년은 아직 스스로 척추를 관리할 능력이 없다. 부모와 교사의 관심·배려·교육이 필요하고, 허리가 구부정해지지 않도록 환경을 개선시켜 줘야 한다. 지속적으로 앉아 있는 시간을 줄여 주고 허리를 펼 수 있게 해 줘야 하며, 평소 적당한 운동시간을 배정해 줘야 한다.

 <도움말=나사렛국제병원 이종선 척추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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