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항을 이용하는 수입과일 업체들이 비싼 해운 비용을 이유로 인천항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어 적정 운송비 책정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6일 평택항 보세창고 업체들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열대 수입과일 전문업체들이 평택항을 외면한 채 해운 비용이 저렴한 인천항을 통해 과일을 통관하고 있다.

이는 평택항을 운항하는 머스크해운이 높은 해운 비용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인천항에 신규 운항 중인 에버그린 선사는 해운 비용을 인하했기 때문이다.

머스크해운은 필리핀 다바오에서 평택항까지 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2천300달러의 해운 비용을 받고 있으나 에버그린은 1천400달러를 받아 900달러(100여만 원)가량 차이가 나고 있다.

바나나의 경우 동원수산·대한제당·골든트리·리코마케팅 등 15개 업체가 1주일에 컨테이너(40피트 기준) 40개를 평택항을 통해 들여왔으나 지난 2월 에버그린 선사 취항 이후 인천항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

또 에버그린 선사는 인천항 부두에 무료로 야적할 수 있는 기간(free day)을 15일 부여하는 반면 머스크해운은 3일에 그쳐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

평택항의 한 보세창고 대표는 "평택항을 이용하는 화주들이 해운 비용이 저렴한 인천항을 찾고 있다"며 "평택항 발전을 위해 경기도와 평택시, 경기평택항만공사 등이 해운 비용 인하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평택항만공사 김정훈 전략사업팀장은 "선사들이 화주를 유치하기 위해 경쟁이 심할 경우 치킨게임을 하면서 운송비를 원가 이하까지 내리다가 독점을 하게 되면 운송비를 크게 인상하고 있다"며 "정부와 선사가 토론·간담회 등을 통해 적정 운임표를 만들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평택=김진태 기자 jtk@kihoilbo.co.kr

홍정기 기자 h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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