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식당 2(Midnight Diner 2)
108분/드라마/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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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개봉한 영화 ‘심야식당’을 본 관객들은 8일 개봉한 ‘심야식당 2’가 무슨 작품인지 짐작할지도 모른다. 늦은 영업시간 심야식당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작품, 아베 야로가 그린 만화로 베스트셀러에 오른 「심야식당」을 똑같이 원작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밤 12시부터 아침 7시까지 문을 여는 ‘심야식당’의 마스터(요리사)가 손님들이 원하는 음식을 만들어 주며 자신만의 방법으로 위로를 전하는 구조는 똑같다. 단지 등장하는 손님들과 음식들이 다를 뿐이다.

 ‘심야식당 2’에도 맛있는 음식과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첫 번째 요리로 불고기 정식이 나온다. 이 음식과 관련된 주인공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상복 차림으로 외출하는 ‘노리코’이다. 회사에서 질책받고 장례식장에서 만나 사랑에 빠진 남자가 범죄자임이 밝혀지자 도쿄를 떠나기로 결심하는 불운의 주인공이다. 우연히 찾은 심야식당에서 마스터의 불고기 정식을 먹고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는 내용이다.

 두 번째로 소개되는 요리는 볶음우동, 여기엔 무슨 사연이 등장할까? 메밀국수 가게 아들인 ‘세이타’가 15살 연상인 ‘사오리’와 결혼하겠다고 선언하지만 엄마의 반대로 난관에 부딪친다. 마스터가 조리한 볶음우동으로 허기를 달래는 그를 중심으로 또 다른 이야기가 전개된다.

 마지막 이야기와 관련된 음식은 ‘돼지고기 된장국 정식’. 보이스피싱 사기로 인해 도쿄까지 온 할머니 ‘유키코’가 아들과 연락이 닿지 않자 우연히 만난 손녀 같은 ‘미치루’와 예상치 못한 동거를 시작한다는 줄거리이다.

 도쿄의 뒷골목에 자리잡고 있는 심야식당을 방문해 ‘돼지고기 된장국 정식’을 들며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는 내용처럼 이 영화에 나오는 음식마다 연관된 인물들의 사연은 사실 특별하지는 않다. 하지만 등장 인물들이 마스터가 요리한 음식을 들며 진심 어린 위로를 받는 모습을 관객들에게 보여 주며 자신의 마음을 채우게 하는 이 영화는 매력적이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소소한 일상이 이어지는, 일본 영화 특유의 감성이 돋보인다. 108분 내내 잔잔하지만 중간 중간 깜짝 사연(반전)도 나온다.

  김경일 기자 ki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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