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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우 고려대 연구교수
촛불정국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의 정책들이 앞으로 5년 안 어찌 열매를 맺을지에 대해서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비록 41%의 지지로 탄생한 정부지만 대통령의 자리에 오르면 대통령이 하는 일들이 잘 돼야 대한민국이 튼튼해진다는 가정을 하기에 부디 국가와 민족을 위한 공평하고 미래지향적인 정부가 되길 소원하는 것이다. 아직은 허니문 기간이라 언론도 세간의 비평가들도 조금 더 문재인 정부의 초기 국정 추진을 보고 있지만, 지금까지만 보아도 안보 문제에서 만큼은 다소 우려의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국제사회는 연일 계속되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응징하는 결의안을 내고 점점 더 북한을 압박하는 수순을 밟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대화도 필요하다는 명분으로 인도적인 지원 창구는 일단 열어야 한다는 논리로 국제사회와 약간의 엇박자를 내고 있다.

 여권 일부에선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한 주장도 나오고 있는 형국이다. 대한민국에 진보정권이 들어서면 대북문제를 전향적으로 풀어갈 것이란 예상은 했지만, 북한이 그동안 5차례의 핵실험으로 우리를 무시하고, 올해만 9번의 미사일 발사 실험으로 국제사회와 대한민국 정부를 계속 무시하는 와중에서 현 정부는 대화를 통해서 무슨 이득을 얻는다는 것인지 많은 우국지사들의 걱정이 크다. 사드배치 문제만 보더라도 이미 박근혜 정부 시절에 한미상호방위조약에 근거해 미국의 군사 장비인 사드체계를 우선 미군 및 한국에 거주하는 미국인들을 보호하고 다음에 한국민을 보호한다는 명분을 이해하고 들여온 것이 현실인데, 절차상의 문제를 놓고 국회서 청문회를 다시 하느니, 미국에 양해를 요청하느니 하는 청와대의 접근법은 자칫 절차상의 조그만 명분을 위해서 거대한 실익을 버리는 우를 자초할 수 있다는 걱정이 큰 것도 사실이다. 최신 군사장비를 도입하는 문제는 한미 간의 협정에 의해서 추진되는 군사기밀사항이기에 국회에서 꼭 동의를 거쳐야 하는 문제는 아니라는 일부 전문가들의 말도 들을 필요가 있는 것이다. 시간이 충분하다면 환경영향평가도 받고 국회의 관련 상임위서 이 문제를 토론하는 것도 국민들의 알 권리를 위해서 좋은 일이란 생각도 든다.

 사드문제는 이미 그 장비의 효용성 문제를 떠나 한미 간의 신뢰성을 상징하는 연결고리로 자리매김되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안에 모든 배치를 완료한다는 당초의 계획을 환경영향평가니 국회의 동의 문제로 지연시키는 것은 빈데 잡기 위해서 초가삼간 태우는 실수를 할 수 있음도 우리 모두 명심해야 한다. 한미연합사가 근간이 되는 한미동맹의 무게가 지금처럼 크고 깊게 느껴지는 한반도 주변 정세를 우리가 경험해 보지 않았는데, 마치 태평성대처럼 논리성만 갖고 국가의 안보문제를 다루는 것이 얼마나 우리에게 큰 이득이 될지 곰곰이 따져 볼 일이다. 국민들께서 바쁘고 지친 생활로 때로는 안보문제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고 다소 이해가 부족할 수 있지만 이 문제는 우리의 생사를 결정하는 한미동맹의 문제로 더 큰 관심을 갖고 바로 사안의 본질을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한반도 주변의 불안정한 안보 변수가 갖고 있는 무게를 제대로 읽어야 한다. 6월 호국보훈의 달에 지금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순국선열들을 되돌아보고 그들이 왜 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서 목숨을 버렸는지 바쁜 국민들도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이 돼야 할 것이다. 필자는 지난 수년간 현충일이나 삼일절 같은 역사적인 의미가 큰 국가의 기념일에 일부러 과연 우리 국민들 중 얼마나 많은 집에서 태극기를 게양하는지 살펴왔다. 지금까지 필자가 느낀 현실은 우리가 선조로부터 받은 사랑과 순국선열들의 희생에 대한 국민들의 차분한 고찰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드는 것이다. 지금 한반도는 일부 군사전문가들의 의견을 빌려도, 전 세계의 어느 지역보다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매우 큰 지역 중의 하나라는 것이 정설이기에 국민들이 확고한 안보관을 갖추고 북한 문제도 다루고 우리의 우방들에 대한 신뢰도 더 증진해야 하는 비상상황인 것이다. 우리의 오늘을 있게 하는데 큰 기둥이 된 순국선열들을 기리는 최소한의 도리를 우리가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정부의 공식적인 행사와는 별개로 국민들의 안보관을 보여주는 태극기 게양에 서린 의미와 그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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