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정영선 인천섬유산연구회원·인천북부교육지원청 장학사
날씨 좋은 날 신선한 공기와 아름다운 경치를 가슴에 담으며 자전거로 달리는 여행의 최적지가 있다. 영종도 북쪽에 위치하고 있는 삼형제 섬 ‘신도·시도·모도’가 바로 그곳이다.

 ‘신(信)도’는 섬 주민이 착하고 신의가 있다는 뜻이다. 시도는 강화도 마니산에 활을 쏘는 과녁이 있어서 활 시(示)자를 써서 유래됐다. 모도는 그물에 고기는 올라오지 않고 띠만 걸린다고 해 ‘띠염’이라 부르는 것에서 띠 모(茅)자를 써 ‘모도’라고 부르게 됐다고 한다.

 신도·시도·모도를 가려면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 북쪽에 위치한 삼목도 선착장에서 출발하는 여객선을 타야 한다. 배는 매시 10분에 출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삼목도 선착장에서 출발해 10여 분이면 신도 선착장에 도착할 수 있다.

 신도 선착장 주변에는 옹진군에서 운영하는 무인 자전거 대여소가 있다. 근처 식당에서도 자전거를 대여할 수 있어 별도로 자전거를 가져가지 않아도 자전거 여행을 할 수 있다.

 신도·시도·모도는 연도교로 이어져 있다. 자전거길이 비교적 평탄해 초보자도 3~4시간이면 세 섬을 모두 돌아볼 수 있다. 다만, 자전거전용도로가 설치돼 있는 것이 아니고 기존의 도로를 이용해야 하므로 안전에 주의해야 한다.

▲ 노루메기 돌 섬 조각상
신도를 출발해 신도·시도의 연도교를 지나 시도의 북도우체국 삼거리에서 북쪽 방향으로 가면 시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수욕장인 수기해수욕장에 도착할 수 있다.

 수기해수욕장은 수심이 얕고 경사가 완만하다. 모래 해변을 따라 그늘막과 해송 군락이 늘어져 있어 피서객에게 시원한 휴식처를 제공하고 있다. 수기 해변의 갯벌에는 우리 조상의 전통 어로 방식인 독살이 설치돼 있다. 독살은 물고기가 갇히기 좋은 조건을 가진 조간대에 돌담을 쌓아 밀물 때 바닷물과 함께 들어온 물고기가 썰물 때 돌담 안에 갇히는 원시적인 어로 방식이다.

 또 수기 해변과 그 주변에는 배우 송혜교와 비가 출연한 드라마 ‘풀하우스’와 권상우·김희선이 출연한 ‘슬픈 연가’ 촬영지가 있어 옛 드라마의 추억에 젖을 수도 있다.

 시도 수기 해변에서 모도로 가는 길가에는 시도 염전이 있다. 이곳에서 생산된 소금은 미네랄이 풍부해 질 좋은 소금으로 정평이 나 있다.

▲ 모도 박주기 해변
시도 염전 주변의 제방 길에는 자전거 여행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1.4㎞ 정도의 해당화 길이 조성돼 있다. 시도에서 모도로 가는 연도교 초입 남쪽에는 바위로 된 작은 노루메기 돌 섬이 있는데, 여기에는 모도의 배미꾸미 조각공원을 홍보하기 위해 조각상이 세워져 있다.

 노루메기 돌 섬은 층리가 선명한 백색의 대리암으로 구성돼 있다. 층리를 자세히 보면 일부 층에만 습곡이 발달됐고, 상하층에서는 습곡이 없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습곡이 발견된 층이 퇴적돼 굳어지기 전에 지진 등으로 퇴적물이 미끄러지면서 생긴 퇴적 동시성 층간 습곡으로 추정된다.

 시도·모도의 연도교를 지나면 모도마을 입구에서 작은 비석을 발견할 수 있다. 이것은 모도를 암행하면서 탐관오리의 악행을 찾아내 조세 감면 등 섬 주민들의 어려움을 해결해 준 암행어사 이건창의 공적을 기리기 위한 공적비이다.

 모도 남서쪽 끝 해안에는 ‘성과 나르시시즘’을 주제로 한 이일호의 조각작품을 전시한 배미꾸미 조각공원이 있다. 이 공원에는 다과를 마실 수 있는 카페가 있어 독특한 조각상을 감상하며 쉬어 가기에도 좋다. 계절적으로 시기가 맞는다면 이 카페의 오디 주스를 권장한다.

▲ 모도 배미꾸미 조각공원의 조각상
이 조각공원은 김기덕 감독의 영화 ‘시간’을 촬영한 곳이기도 하다.

 배미꾸미 조각공원 입구에서 남쪽 해안가로 나 있는 도로를 따라 200여m 이동하면 모도 남동쪽 끝에 위치한 박주기 해변에 도착할 수 있다. 박주기 해변의 암석은 대리암으로 구성된 장봉편암과 이를 관입해 형성된 중생대 화강암으로 이뤄졌다. 이곳의 대리암에는 돌개구멍·습곡·단층·절리·풍화혈 등을 관찰할 수 있다. 화강암과 장봉편암의 관입 경계도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차별침식과 석영맥 등을 관찰할 수 있다.

▲ 구봉정에서 바라본 인천대교 전경.
돌아오는 길에는 세 섬 중 가장 큰 형님인 신도에 들러 보자.

신도의 최고봉인 구봉산과 구봉정에 올라 바라보는 영종도·인천대교·영종대교·송도국제도시· 인천국제공항·갯벌 등에 펼쳐진 갯골의 모습들은 매우 아름답다. 특히 구봉정에서 바라보는 야경이 일품이므로 해 진 후에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 많다고 한다.

▲ 구봉산에서 바라본 인천대교.
구봉산과 구봉정에 오르는 산책로는 경사가 완만하고 거리가 짧아 왕복 1시간 반이면 충분히 다녀올 수 있다.

신도·시도·모도의 대표적인 먹을거리는 철에 따라 다르지만 ‘소라 비빔밥’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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