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연 기획자로 데뷔작인 ‘혜은이 45주년 기념 공연’ 포스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진정하 인천연극협회 부지회장.
▲ 공연 기획자로 데뷔작인 ‘혜은이 45주년 기념 공연’ 포스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진정하 인천연극협회 부지회장.

29년 동안 줄곧 연극 인생을 걸어오다 최근 대중공연 기획을 시도해 깜짝 놀라게 한 인천의 연극인이 있다. 바로 1989년 신포동에 위치한 극단 ‘미션’에 들어가서 지금까지 연극 인생을 멈춘 적 없는 진정하(53)인천연극협회 부지회장이 주인공이다.

오는 22일부터 7월 2일까지 인천 한중문화관에서 열리는 ‘혜은이 데뷔 45주년 기념 인천 콘서트’의 총괄프로듀서를 맡아 분주하게 무대 준비를 하고 있는 그를 만나 봤다.

"공연기획자로 전향한 거냐는 질문을 던지는 분들이 많지만, 사실 그런 것은 아니에요. 어떻게 하면 인천에서 연극을 살리고, 문화로 지역에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시작한 것일 뿐이에요. 경영감독을 맡은 김선찬·김진수 역시 인천에서 활동한 연극인으로 1년 내내 함께 똑같은 질문을 고민하다 만든 단체가 문화공동체인&인이고, 혜은이 공연은 첫 데뷔 작품인 셈이죠."

공연 포스터를 거리에 붙이는 일부터 연극인 후배들이 돕고 있어 눈물이 핑 돈다는 그의 말에는 꼭 성공시키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배어 있었다.

"혜은이 공연의 뒤를 이어 다양한 기획 프로그램을 선보여 인천 지역 공연의 대중화에 힘쓸 계획입니다. 대학로에서 흥행 신화를 이어갔던 연극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을 9월 한중문화관 무대에 올리고, 그 다음은 가수 전영록 초청 공연을 인천에서 시도해 볼 참이에요."

그는 기대 이상의 큰 공연을 처음부터 시도하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다고 한다.

"연극 자체가 실험정신이기 때문이죠. 전통이나 현실에 안주하면 좋은 연극이 될 수 없다는 게 제 지론이에요. 혜은이 공연은 저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연극인들이 지역에 뿌리는 문화의 씨앗이라고 보시면 돼요. 씨앗이 싹을 틔우고 잎이 자라서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할 것이니 걱정 마세요."

인터뷰 말미에 진정하 부지회장은 최근 이런 말을 하고 돌아다닌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높을 줄 모르고 오르는 대학로 임대료 때문에 고민하는 동료 연극인들을 보면 마음이 아파요. 그들이 인천에서 곧 활동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역 문화 활성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늘 말해요."

김경일 기자 ki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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