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벽대전에서 패한 조조가 황급히 도주할 때 화용도라는 좁은 길목에서 관우에게 무릎 꿇을 때의 얘기다. 조조군은 이미 기진맥진하여 관우를 당할 수 없었다. 그때 정욱이 조조에게 이런 말을 했다. "관우는 윗사람에게 오만하지만 낮은 사람에게는 인정을 베풉니다. 그리고 은혜와 원한을 분명히 깨닫고 신의를 지킬 줄 아는 사람입니다. 따라서 이번에 과거 허도에서 융숭하게 대접했던 일을 핑계로 사정하면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조는 이 말을 옳게 여겨 관우에게 처연하게 목숨을 구걸했고, 관우는 마지못해 조조를 도망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은혜를 모르는 인간이 될 수는 없다."

 목숨보다 은원을 분명히 하는 자세는 관우의 트레이드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세상 없어도 지킬 가치가 있는 걸 지킨다. 자신의 작은 이익을 겨냥하여 커다란 공공의 이익을 외면하는 세태에 그의 메시지는 대략 다음과 같이 확인된다. "의리를 지켜라! 맹세 역시 지켜라! 소탐대실하지 마라!"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