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위생매립장인 인천시 연수구 옥련·동춘동 일원 송도 도시개발구역과 테마파크 터를 사들인 부영그룹이 이곳 땅속 폐기물과 오염토양 처리를 놓고 어물쩍대고 있어, 투명한 폐기물 처리와 오염된 토양의 정화를 바라는 인천사회의 정서와 엇나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송도테마파크 조성사업은 올해 연말까지 실시계획 변경을 거쳐 착공하기로 돼 있으나 생활과 건설, 사업장 등 온갖 폐기물이 땅속에 묻혀 있는 이 땅을 소유한 부영그룹의 제출조서에는 조사비 책정뿐 처리 예산이 잡혀 있지 않기 때문이다.

 부영 소유의 땅은 아파트가 올라가고 상업시설이 지어지는 도시개발사업구역인 데다, 송도테마파크 역시 다중집합시설이 들어선다. 세계 최고 높이(150m)의 슈퍼자이로타워와 1만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축제광장, 워터파크와 퍼블릭파크, 호텔 등 다양한 시설이 들어서는 만큼 수많은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땅속 폐기물 처리나 토양오염 정화에 바짝 신경을 써야만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당초 도시개발사업구역을 포함해 송도테마파크 터는 매립토 부족으로 인해 각종 쓰레기가 매립될 수밖에 없는 태생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 소유주인 대우자동차판매㈜가 2008년 작성한 환경영향평가서에는 송도테마파크 터의 절반 정도 지역에 총 35만2천833㎥의 폐기물이 묻힌 것으로 조사됐다는 보고서보다 훨씬 많은 양의 폐기물이 매립됐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런 정황은 역시 대우자판이 작성한 인근 도시개발사업 터에 대한 사전환경성 검토에서도 드러났고, 2009년 환경영향평가서에도 매립폐기물 처리지역 주변 오염토양 확인, 매립폐기물 처리 시 침출수 적정 처리 등을 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사정이 이런 데도 부영그룹은 도시관리계획 결정(변경) 조서에 오염토양 복원비 등은 포함하지 않았다.

 비위생매립장인 송도 도시개발사업구역과 테마파크 조성 터의 땅속 폐기물과 오염토양은 안정화 작업 정도로 가벼이 해결될 일이 아니다. 녹지와 공원 등 공공용지가 없는 송도테마파크의 토지이용계획 특성상 전체 터에 대한 정밀조사는 물론이고, 아무리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더라도 쓰레기 굴취·선별, 토양오염 정화 작업이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 땅 주인이자 개발사업자인 부영그룹은 확실한 처리 계획을 제출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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