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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백천 중국 절강과기대학 교수
해외에서 생활하는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최근의 언론 보도를 보노라면 대통령의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음을 실감한다. 하지만 채 한 달도 안 돼 6%p가 떨어졌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 한 달간의 언론보도를 보면 문재인 대통령은 연예인으로 치자면 그야말로 최고의 인기스타였다. 낮은 경호를 비롯한 자연스럽고 평범한 서민행보를 바라보면서 많은 국민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일찍이 역대 대통령들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신선함 그 자체였다.

상당수 국민들은 "정말 문재인 대통령 대단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럴 줄 알았다. 이제 대한민국이 변하겠구나" 하며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한편에서는 "언제까지 가나 봐야지. 처음부터 인기작전으로 가고 있구만. 나라가 어디로 가려고 그러는지 참" 하면서 못마땅해 하는 시선도 있다. 같은 국민 입장에서도 이처럼 시각차를 보이는 것을 보면 여느 대통령 초기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다.

해외에서 생활하고 있는 평범한 국민으로서 내 조국 대한민국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빈익빈 부익부, 보수와 진보의 양당구도는 그 어느 때보다 고착화하는 느낌은 왜 드는 것일까.

나는 지난 수십 년을 조국 대한민국에서 소위 상위 1%에 해당하는 자리라고 하는 대학 교직원으로 생활했다. 하지만 박정희·전두환 정권보다 더 권위적인 리더를 모셔야(?) 하는 조직 생활에 염증을 느껴 정년 10년을 남겨 놓은 56세의 중년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돌연 이곳 중국 땅으로 건너와 1년 반을 생활하고 있다.

중국에서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어떻게 하면 조직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라는 명제와 씨름하며 답을 구해봤지만 결론은 힘의 논리에 의해 어쩔 수 없다는 현실론에 부딪히면서 좌절감만 맛보고 있다.

그러나 조국의 앞날을 생각하면서 또 다른 새벽이 오기를 기대하며 내일의 희망의 끈을 결코 놓지는 않고 있다. 나의 조국 대한민국은 한때 권력의 힘에 의해 원칙과 정의가 무너졌던 나라였다. 힘없이 대들었다가는 본전도 건지지 못했던 것이 내 조국 대한민국이었다.

대통령은 바뀌었지만 지금 이 시간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터전에서 생활하면서 말 못하는 마음속의 정의를 외치면서 혼자만의 가슴앓이를 하고 있을지 모른다. 차마 용기를 내지 못해 혼자 소리없이 흐느끼고 있을지도 모른다.

한편에서는 정의를 바로 세우려는 이들에게 ‘그렇게까지 해서 상대가 다치면 너에게 남는 것이 뭐냐’며 그냥 대충대충 살라는 권고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대한민국의 평범한 시민으로서 해외에서 언론을 접하고 있는 교민들의 입을 빌려 새롭게 탄생된 문재인 정부에 두서 없는 몇 마디 제언을 하고자 한다.

대통령님! 당신께서는 지난 80년대 우리 386세대들과 광화문, 서울역, 시청광장 등지에서 이 땅의 민주주의를 뿌리내리기 위해 갖은 고초를 다 겪으신 걸로 압니다. 이제는 국가의 통치권자로서 지난 과거의 보여주기식 격식과 체면을 내려놓고 초심으로 돌아가 대한민국을 공명정대하게 이끌어 주십시오.

대통령님! 저 밑바닥을 보세요. 대한민국의 저 밑바닥에서 발버둥치며 살고자 하는 신음소리를 들어보세요. 그리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경계의 눈빛으로 당신의 눈을 피해 권력을 행사하려고 하는 주위의 무리들이 없는지를 살펴봐 주십시오.

분명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언제 어디에 발탁이 될까’ 하면서 청와대만 바라보는 사람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지금까지 저의 조국 대한민국이 그래 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여든 야든, 보수든 진보든 간에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국가가 잘되고 국민이 잘 살길 희망하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꿈꾼다는 사실만은 결코 잊지 말아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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