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농촌 가릴 것 없이 가뭄으로 온 나라가 비상이다. 가뭄이 지속되면서 농작물이 타 들어가고 있다. 저수지와 하천은 바닥을 드러내 먹을 물조차 부족해지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미 가뭄이 심한 도서지역에 대한 식수공급도 시작됐다.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더 이상 가뭄이 지속된다면 재난이 아닐 수 없다.

 파종시기가 지난 품종은 농사를 포기해야 할 처지다. 일 년 중 논보리나 벼 등 곡식의 씨를 뿌리기에 가장 알맞다는 날이라는 망종도 지난 지 오래다. 다음 주에 절기상 하지도 들어 있다. 이때부터 여름더위가 지속된다. 파종을 끝낸 곡식이 한창 자라나야 할 때다. 가뭄으로 뿌린 씨앗이 없으니 곡식의 생육 성장도 기대할 수가 없다. 그나마 파종을 끝낸 곡식이 논밭에서 자라나고 있다. 지하수를 끌어올려 제 시기에 맞게 성장 발육을 도와야 한다. 하늘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농가마다 일손이 달린다. 농사는 씨뿌리고 가꾸는 시기가 있다. 제때를 놓치면 수확을 기대할 수가 없다. 이러한 시기에 농업용수 부족에다가 일손마저 부족하니 설상가상이다.

 지속되는 한발 속에 농가에서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농업용수와 일손이다. 보도에 의하면 군부대가 농업용수가 모자라는 지역에 부대에서 식수로 사용하는 관정을 전격적으로 지원하고 있어 농사에 보탬이 된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해군2함대 사령부도 연평도 등 물 부족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도서민을 위해 생활용수 공급 총력 지원에 나섰다. 영농철 대민봉사가 어느 때보다 요청되고 있는 시점이다. 가뭄극복에 온 국민이 나서야 하겠다. 예전에도 영농철에 관공서와 학생, 군이 대민지원에 나서 모자라는 일손을 돕곤 했다.

 우리에겐 예로부터 서로서로 돕는다는 상부상조를 목적으로 하는 향촌의 자치규약, 좋은 일은 서로 권장한다는 덕업상권(德業相勸)과 재난과 어려움은 서로 돕는다는 환난상휼(患難相恤) 등과 같은 덕목이 있다. 이 같은 덕목들은 예나 지금이나 미덕이다. 우리 고유의 미풍양속을 실천해 보여야 할 때다. 상부상조의 미덕을 발휘해 어려운 이웃을 도와야 하겠다. 슬기를 모아 가뭄을 이겨내야 하겠다. 물 한 방울이라도 아끼는 생활의 지혜도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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