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슈틸리케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14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경기장에서 열린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A조 카타르의 경기에서 2대 3으로 패배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 슈틸리케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14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경기장에서 열린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A조 카타르의 경기에서 2대 3으로 패배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14일(한국시간) 카타르전에서 맥없이 패하면서 러시아행에도 빨간불이 커졌다. 대표팀이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란·우즈베키스탄과의 남은 두 경기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날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A조 8차전 원정경기에서 2-3으로 패한 대표팀은 귀국 후 일단 해산해 각자 소속팀에 복귀하게 된다.

대표팀은 조 최하위인 카타르에 어이없이 발목을 잡혀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을 장담할 수 없게 된 상황이다. 남은 경기는 오는 8월 31일 이란과의 홈경기와 9월 5일 우크베크와의 원정경기다.

현재 A조 2위인 한국(13점)과 3위 우즈베크(12점)의 승점 차이는 불과 1점. 월드컵 본선 자력 진출을 위한 우즈베크와의 조 2위 다툼은 9월 우즈베크와의 최종전에서 결정될 공산이 크다.

만약 우리 대표팀이 8월 이란을 상대로 승리하고, 같은 날 중국이 우즈베크와의 경기에서 예상 밖 승리를 거두면 조기에 본선 진출을 확정짓는 것이 가능해지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모두 러시아행 운명은 9월로 넘겨진다.

이란이 지난 13일 우즈베크전에서 승리하면서 일찌감치 월드컵 본선 티켓을 확보하긴 했으나 워낙 만만치 않은 상대고, 갈 길이 바빠진 우즈베크도 약체 중국을 제물도 승점 3점을 반드시 확보할 태세인 만큼 우리가 이란전에서 본선행 확정을 기대하긴 힘든 상황이다. 본선 진출 여부를 판가름할 우즈베크와의 경기는 원정경기로 치러지는데다 양팀 모두 사활을 건 일전이기 때문에 쉽지 않은 승부가 될 전망이다.

슈틸리케호가 최종예선 ‘원정 무승’의 불명예를 이어간 점도 불안한 요인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우즈베크전에 앞서 우리가 이란에 지거나 비기고, 우즈베크가 중국에 승리하면 2·3위 순위가 바뀌어 우리가 쫓아가는 입장이기 때문에 반드시 승리해야만 하는 상황이 된다.

‘도하 참사’로 인해 슈틸리케 감독의 경질론은 더욱 힘을 받게 됐다. 대한축구협회는 15일 오후 2시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기술위원회 회의를 열어 슈틸리케 감독의 거취를 논의할 예정이다.

기술위 개최 명목은 카타르와의 월드컵 최종예선 8차전 원정경기 평가이지만 내용으로 들여다보면 사실상 슈틸리케 감독의 경질을 위한 요식적 절차에 가깝다. 축구협회의 전반적인 기류도 슈틸리케 감독 경질을 기정사실로 하는 분위기다. 축구협회 고위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우즈베키스탄에 승점 1점 앞서 불안한 2위를 지키고 있지만, 슈틸리케 감독이 보여 준 대표팀 경기 내용으로는 본선에 가더라도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는 판단이 전반적인 분위기"라며 경질에 무게를 실었다.

슈틸리케 감독이 경질되면 8월 31일 이란과의 최종예선 9차전 홈경기까지 정해성 수석코치에게 감독대행을 맡긴 후 새로운 사령탑 영입에 나설 전망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도하 참사’로 기록될 카타르전 패배 후 거취를 묻는 말에 "내가 답할 수 없다. 내 손에 달린 게 아니다. 나중에 한국에 돌아가서 말하겠다"며 기술위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후임 사령탑으로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 사상 처음으로 원정 16강을 지휘했던 허정무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와 2017 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한국의 16강을 견인했던 신태용 전 U-20 대표팀 감독이 후보로 꼽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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