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여행 등 다양한 여가활동 수요가 늘고 있다. 주말이면 가족 또는 친구, 연인과 함께 휴식을 위해 인근의 관광지를 찾게 되는 일도 많아졌다. 주말을 앞두고 어디를 가야 할지, 어떤 것을 향유할지에 대한 고민 또한 커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어 국내 관광업계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주요 관광지의 내수관광 활성화가 필요한 때다.

이에 본보는 7가지 테마(숨결·낭만·가족·여름·평화·축제·겨울)로 선정한 경기도의 주요 관광지를 20회에 걸쳐 소개하고자

한다. 독자들에게 경기도 관광지들이 갖고 있는 매력을 전달한다. <편집자 주>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경기도의 주요 관광지를 방문해 역사적 배경과 자부심을 느끼도록 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호국·보훈의 진정한 의미를 교육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도의 대표적인 역사관광지로는 ‘수원화성’이 꼽힌다. 우리 역사를 대표하는 유적이라면 뭔가 특별해 보인다. 이런 특별한 유적을 보려면 멀리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하지만 수도권에서도 교통이 아주 편리한 수원에 만리장성·히메이지성과 함께 동양을 대표하는 아름다운 성이 있다. 바로 ‘수원화성’이다.

수원화성을 두고 사람들은 ‘성곽의 꽃’이라고 한다. 과학적인 시설을 갖춘 탄탄한 성곽은 그 자체로도 아름답다. 성곽에 올라서면 수원화성의 참모습을 느낄 수 있다. 성곽 시설물들은 40개가 넘는데 하나도 같은 것이 없다. 영조·정조시대 발달한 문화가 집약된 시대 걸작들이다.

수원화성은 조선의 개혁 군주라 일컬어지는 정조가 건설한 계획도시이다. 자랑스럽게도 세계 어느 도시보다 먼저 건설된 근대 계획도시이다. 정조가 수원에 화성이라는 계획도시를 세운 것은 자신이 꿈꾸는 개혁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그는 수원화성을 통해 어떤 꿈을 실현하고자 했을까?

수원화성을 설계한 조선 22대 왕 정조는 자신이 다스리는 조선을 사람들이 화합하는 나라, 백성이 부유하게 사는 나라, 국방이 튼튼한 나라로 만들고 싶어 했다. 정조는 이 꿈을 보여 주기 위해 새로운 도시, 바로 수원화성을 건설했다. 그렇다면 화서문에서 창룡문까지 걸으며 아이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지 짚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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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화성의 북수문인 화홍문(華虹門). 화강암으로 쌓은 다리 위에 지은 문으로, 수원 8경 중 하나로 꼽힌다.
# 화서문에서 시작하는 수원화성 탐방

▶관람 포인트 1-전통 성곽의 완성

수원화성은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중국 만리장성과 함께 동아시아 성곽을 대표하는 성으로 세계 성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겨우 200년밖에 되지 않은 수원화성이 세계적인 문화재가 된 까닭은 ‘전통 성곽의 완성품’이라고 할 만큼 아름다우면서도 방어력이 뛰어난 성곽이기 때문이다. 화성 성벽을 걸으면 성벽의 높이가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성벽에 다양한 군사시설이 40여 개나 설치됐다는 점과 높지는 않지만 두껍고 탄탄한 성곽에 벽돌이라는 재료를 사용한 것이 수원화성의 특징이다.

▶관람 포인트 2-군사도시 수원화성

철옹성 같은 성벽만으로 군사시설이 완성됐다고 할 수는 없다. 정조는 자신이 키워 오던 조선 최고 정예 군대 ‘장용영’을 이곳 화성에 주둔시킨다. 성벽을 걷다 보면 깃발을 볼 수 있다. 이 깃발은 동서남북 사방을 나타내며 부대마다 영역을 표시하던 표식이다. 정조는 국방이 튼튼한 나라를 세우려던 꿈을 군사도시 화성에서 보여 주고자 했다.

# 사통팔달의 상징-장안문

▶관람 포인트 1-백성이 부유하게 살 새 도시, 수원화성

수원화성은 동서남북으로 사대문이 놓여 있다. 동쪽의 창룡문, 서쪽의 화서문, 남쪽의 팔달문, 북쪽의 장안문이다. 사대문을 통해 수원은 교통이 발달한 사통팔달 도시이자 당나라 장안과 같이 번화한 도시로 성장하고자 했다. 그래서 사대문 가운데 정문인 북문을 장안문, 남문을 팔달문이라고 했다. 보통 정문은 남문이 되지만 수원은 정조가 한양에서 내려오면서 가장 먼저 만나는 문이라 북쪽을 정문으로 했다고 한다. 정문과 마주하는 문을 장안문과 팔달문으로 한 것은 수원화성을 사통팔달한 천하 장안으로 만들겠다는 뜻이 담겨 있기도 하다.

▶관람 포인트 2-상업도시 수원화성

정조는 이 도시를 건설하면서 교통이 발달한 곳에 자리잡고 주변에 역을 설치하는 등 교통로를 확보하는 데 힘썼다. 수원화성을 상공업도시로 키우려고 했기 때문이다. 정조가 왕위에 오른 시대는 18세기로 상공업이 발달하면서 조선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있었다. 정조는 농업에만 의존하던 시대에서 벗어나 새 시대로 가기 위해서는 상공업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 수원 화성 봉돈(烽墩). 화성 성벽에 맞물려 벽돌로 만든 것이 특징이자, 우리나라 성곽 양식에서는 보기 드문 형식으로 마치 예술작품처럼 정교하게 만들어졌다. <사진=경기관광공사 제공
# 수원화성의 결정판-동북각루 방화수류정

화성에는 아름다운 건물들이 많지만 그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곳은 동북각루인 ‘방화수류정’이 꼽힌다. 이것을 보면 조선시대 장인들의 숙달되고 물이 오른 솜씨에 놀라움을 얻게 되며,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모습에서 조선후기 문화가 가장 꽃피었다는 정조 때의 문화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수원화성 설계자는 성곽의 효율적인 기능만을 추구하지 않았다. 아름다움까지 더해 시설마다 제각각 개성을 뽐내게 했다. 수원화성은 당시의 가장 발달한 과학기술을 모아 집약시킨 뛰어난 성곽으로 아름다움까지 갖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으로 남아 있다.


◇체험 포인트

# 화성열차

5.7㎞에 이르는 성곽을 걷기 어렵다면 화성열차를 이용할 수 있다. 힘찬 용머리에 가마 모양을 한 화성열차는 팔달산과 연무대에서 탈 수 있으며, 수원화성을 한 바퀴 돌 수 있다.

운영시간:오전 10시~오후 5시 50분

운행 구간 및 소요시간:팔달산(성신사)∼화서문∼장안공원∼장안문∼화홍문∼연무대(3.2㎞), 편도 30분(팔달산↔연무대)

매표소 및 승하차 장소:팔달산(228-4683), 연무대(228-4686)

# 국궁 체험

운영시간:하절기(3~10월) 오전 9시 30분~오후 5시 30분, 동절기(11~2월) 오전 9시 30분~오후 4시 30분

※국궁 체험 지정 시간 매시 30분(낮 12시 30분 제외) 30분 단위를 원칙으로 운영(단, 수원시에서 허가한 행사 개최 시 국궁 체험 불가).

체험 내용:1회당 참여 인원 25명을 기준으로 하나 여건에 따라 조정 가능. 국궁에 대한 일반적인 설명 및 이해 5분 정도. 기본 자세 설명 3분 정도. 국궁 쏘기 5분 정도(기본 10발).

정진욱 기자 panic82@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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