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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시 연수구 송도유원지 조성사업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특정 중고차 관련 업자들이 이익을 독점하고 또 브로커들이 부지확보를 미끼로 영세 중개상에게 사기극을 벌이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사진은 인천시 연수구 옥련동에 위치한 중고차매매단지.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지난해 송도유원지(4블록) 관리 법인인 인천도시관광㈜(이하 도시관광)에 증자를 거부한 인천도시공사(이하 공사)의 패착이 우려했던 후유증을 낳고 있다.

도시관광의 대주주인 ㈜싸이칸개발은 목적사업을 제쳐둔 채 유원지 땅을 통째로 중고차수출업자에게 편법 임대해 연간 수십억 원의 수익을 올리고, 땅을 독식한 이 중고차수출업체는 갈 곳 없는 수백의 수출중고차 중개상에 불법 전대해 연간 수십억 원의 보증금과 임대료를 챙기고 있다. 그런데도 공사는 먼 산만 바라보고 있다. <관련 기사 3면>
18일 시와 공사, 중고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2월 공사 이사회는 도시관광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기로 원안 가결했다. 공사의 증자액은 1차 21억5천만 원과 2차 30억 원으로, 전체 지분의 30.75%였다. 공사가 증자에 참여하지 않는 바람에 지분은 17.73%로 줄었고, 대신 싸이칸개발의 지분은 69.01%에서 82.1%로 늘었다. 도시관광의 송도유원지 터는 20만6천470㎡로, 당시 감정평가액으로 886억 원(총부채 144억 원)이었다.

공사의 증자 미참여 결정은 싸이칸개발 측에 우호적인 도시관광 이사회 구성으로 상법상 경영 참여 권리가 사실상 배제됐다. 싸이칸개발 측이 토지 지분과 수익 등을 배당하지 않을 경우 막을 방도가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당시 공사의 증자 미참여 결정에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싸이칸개발 측에 85억 원 이상의 경제적 이익을 증여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지적이었다.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싸이칸개발은 이사회를 열어 인천도시관광의 주식을 감자결정해 공사 지분을 거의 휴지 조각으로 만들었다. 싸이칸개발은 4블록 일부인 16만5천㎡가량을 중고차수출업자에게 3.3㎡당 월 6천500원에 몽땅 임대했다. 임대료만 연간 39억 원이다. 이 업자는 다시 수출중고차 중개상에게 3.3㎡당 9천 원에 전대해 중간에서 연간 17억5천만 원을 챙기다가 세무조사를 받았다. 보증금(3.3㎡당 약 2만7천 원)은 따로 받는다.

도시관광 관계자는 "싸이칸은 시가 유원지 사업을 하지 않아 10년 동안 돈만 처박는 덤터기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공사 관계자는 "공사가 땅을 매입해 유원지 조성을 한다면 또 특정 업체에 혜택을 준다는 시비에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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