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24발 가운데 첫 발을 쐈을 때 1위는 김청용(20·한화갤러리아·사진)이었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2위부터 마지막 8위까지는 크게 요동쳤지만 1위는 변함없이 한 사람이었다.

김청용은 20일 충북 청주종합사격장에서 열린 2017 한화회장배 전국사격대회 50m 권총에서 1위를 지킨 끝에 총 235.3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50m 권총 3연패의 위업을 이룬 ‘사격 황제’ 진종오(38·KT)는 231.4점으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시상식을 마친 김청용을 관중석에 앉아 있던 한승우(34·KT)가 크게 웃으며 와락 안아줬다. 지난해 7월 김청용의 누나와 결혼한 한승우는 한 달 뒤 리우 올림픽 50m 권총에서 4위에 오르며 진종오와 함께 한국 사격의 위상을 높였다. 이날 대회에서 매형은 결선 진출에 실패했고, 처남은 결선에 올라 금메달까지 수확했다. 김청용은 "다행히 연습한 대로 실수 없이 잘 풀렸다"며 "진종오 선배님과 점수 차이가 조금 있었지만 아무래도 긴장을 풀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김청용에게 리우 올림픽은 아픈 기억이다. 올림픽 메달 꿈을 품고 훈련에 매진했지만 대표팀 선발전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그는 "의욕이 넘쳐 지나치리 만큼 연습을 많이 했다. 초조함이 독으로 돌아왔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2관왕인 김청용은 2020년 도쿄 올림픽을 바라보지만 이날 금메달을 딴 50m 권총으로는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최근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도쿄 올림픽에 개최할 종목을 확정하면서 50m 권총 등 남자 종목 3개를 폐지하고 10m 공기권총 등 혼성 종목 3개를 신설하기로 확정했기 때문이다.

김청용은 50m 권총 못지않게 10m 공기권총에서도 뛰어난 실력을 자랑한다. 게다가 50m 권총 종목이 올림픽에서는 사라졌지만 아시안게임이나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여전히 남아 있어 훈련을 게을리할 수 없다. 김청용은 "50m 권총이 사라졌다고 올림픽 메달을 못 따는 것은 아니다"라며 "기존의 10m (남자)공기권총에 혼성까지 추가됐으니 우리나라 선수들이 도쿄에서 메달을 꼭 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나 같은 경우 혼성 경기에서는 (파트너에게)피해를 주기 싫어 한 발, 한 발 더 소중히 쏠 것 같다"며 해맑게 웃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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