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 호매실지구 내 물향기공원 안에 조성된 소하천이 물이 메마르며 흙바닥이 갈라진 채 훤히 드러나 있다.  임성봉 기자 bong@kihoilbo.co.kr
▲ 수원 호매실지구 물향기공원 안에 조성된 소하천이 물이 메마르며 흙바닥이 갈라진 채 훤히 드러나 있다. 임성봉 기자 bong@kihoilbo.co.kr
수원 호매실지구 주민들이 공원 내 소하천 관리를 놓고 수원시의 상반된 행정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광교신도시 내 소하천은 극심한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도록 유지되고 있지만 호매실지구는 비가 올 때만 물이 흐르는 건천으로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수원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서수원에 위치한 호매실지구에는 연장 2.85㎞의 호매실천, 연장 2.65㎞의 금곡천을 이용한 수변공원 등이 조성돼 있다. 폭 3~6m 규모의 해당 하천들은 물향기공원에서 시작해 매실교와 호매실교를 거쳐 황구지천으로 합류한다.

호매실 주민들은 분양 당시 아파트 단지 인근에 물줄기가 흐르는 공원 내 하천을 기대했지만 입주 이후 우기를 제외하면 연중 내내 하천이 메말라 있는 ‘건천’이라는 사실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실제로 이날 수원시장애인종합복지관부터 호매실나들목까지 연결된 물향기공원 내 소하천은 물이 완전히 메말라 맨바닥이 드러났다. 하천이 흐르던 구간 내에 심어져 있는 수풀들도 하천 물이 공급되지 않으면서 노랗게 메말라 고사된 상태다.

일부 구간에 물이 보였지만 하류로 흐르지 않고 고여 있는가 하면, 그나마 수질마저 악화되는 바람에 퀴퀴한 냄새까지 났다.

반면 광교신도시 내 소하천 관리는 첨단시스템을 도입해 이뤄지고 있다.

시는 원천저수지(47㏊)와 신대저수지(34㏊)의 수질을 개선시키기 위해 물순환시스템을 구축했다.

물순환시스템은 저수지의 물을 함양지 5곳 등 상류 지역으로 보내 정화시킨 뒤 광교신도시 곳곳에 흐르도록 해 다시 저수지로 유입케 한다. 이를 통해 생태적인 도시하천을 가꾸고 원천저수지와 신대저수지의 수질등급을 높이고 있다.

광교 성죽공원 내 소하천 등은 연일 계속된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고 흐르면서 주변 환경을 쾌적하게 만들어 호매실 수변공원과 큰 대조를 보였다.

호매실동에 사는 주민 최호연(53·여)씨는 "가뭄이 아니더라도 하천이 매일 같이 말라 있어 제대로 물이 흐르는 풍경을 본 적이 없다"며 "극심한 가뭄에도 공원 내 하천이 멀쩡하게 흐르는 광교신도시와 너무 대비된다. 괜히 차별받는 것 같은 생각에 기분이 나쁘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호매실지구 내 소하천은 칠보산에서 내려오는 물줄기로 형성되는데 산세가 무난해 하천을 채우기엔 물이 부족하다"며 "인근 황구지천에 하수처리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곳 하수를 정수해 호매실지구 내 소하천으로 보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임성봉 기자 bong@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키워드

#소하천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