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시 남동구 서창동 물빛공원의 악취를 해결해 달라는 민원이 계속되자 지난 15일 물빛공원 일원에서 관계 공무원과 구의원, 주민들이 모여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 인천시 남동구 서창동 물빛공원의 악취를 해결해 달라는 민원이 계속되자 지난 15일 물빛공원 일원에서 관계 공무원과 구의원, 주민들이 모여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인천시 남동구 서창동에 조성된 물빛공원을 두고 말이 많다. 공원에 ‘물’은 없고, 잿빛 ‘뻘’만 잔뜩 쌓여 있어서다. 지역주민과 관리당국인 구의 공방도 치열하다.

20일 남동구에 따르면 서창동 713번지 일원 물빛공원(4만5천700㎡)은 서창지구 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공원으로, 삼각주 형태의 기존 갯골을 활용했다. 구는 2015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공원 관리 권한을 넘겨받았다. 인근 장수천과 수로로 연결된 물빛공원은 조수간만의 차로 생기는 수위 변화로 만조 때만 하루 두 차례 물이 유입되고 평소에는 건천과 뻘 상태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은 LH에서 관리권한을 넘겨받은 이후부터 공원에 유입되는 수량이 줄고, 퇴적된 뻘에서 악취가 진동하고 해충이 발생해 피해가 이만저만 아니라고 한다.

주민들은 뻘을 제거(준설)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남동구는 뻘과 악취의 상관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인천시 환경담당 관련자 등과 현장조사를 벌였지만 악취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뻘이 오염됐다면 갈대나 함초 같은 수생식물이 자라지 못했을 것인데 물빛공원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물빛공원으로 유입되는 물은 염분 성분이 많아 모기 등 해충이 서식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한다.

공원에 더 많은 물을 끌어오는 문제에 대해서도 주민들과 남동구의 의견차가 크다. 주민들은 퇴적된 뻘을 제거하고 수문을 만들어 ‘물빛공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물을 일정 부분 가둬 놔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남동구는 인위적으로 물을 가두면 악취 발생 위험이 높아 상황만 더 악화된다고 반박한다.

양측의 입장차가 첨예하고 한쪽 주장에만 힘을 실을 수 없는 상황이 되자 남동구도 해결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남동구의원들과 담당부서 공무원들이 지난 15일 현장감사를 진행했지만 민원의 핵심 사항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돌아갔다.

남동구 관계자는 "뻘 특유의 냄새는 발생할 수 있지만 오염된 것은 아니다"라며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만큼 EM을 살포했고, 차후 뻘을 시료 채취해 오염 여부를 의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유희근 기자 brave@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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