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학교가 옛 인천전문대 부지 대신 송도 트라이보울 등을 달라고 인천시에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시 등에 따르면 최근 인천대는 옛 인천전문대 부지 대신 트라이보울과 컴팩스마트시티 등 송도국제도시 내에 위치한 문화시설 소유권을 이전해 달라고 시에 제안했다.

이는 2013년 인천대가 시립대에서 국립대학법인으로 전환하면서 시와 맺은 재정 지원 협약 때문이다. 시와 인천대는 같은 해 1월 ‘국립대학법인 인천대 지원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서에는 옛 인천전문대 재배치 부지에 대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전문대 재배치 부지는 2019년 예정인 도화구역 도시개발사업 완료 시점에 인천대로 제공하되, 필요하면 대물(代物)과 대토(代土)가 가능하도록 했다. 옛 인천전문대 부지는 남구 도화동에 위치해 있으며 22만여㎡로 현재 부지가격은 3천300억 원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인천대의 이 같은 요구에 대해 시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지역 내 문화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에서 트라이보울 등이 대학으로 넘어갈 경우 시민 문화공간으로서의 기능 상실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인천은 지난해 기준으로 국립문화시설이 하나도 없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이 개관하는 2021년이 돼야 겨우 하나가 생긴다. 트라이보울 등 지역 내 문화예술회관은 8개에 불과하다. 서울 24개, 경기 25개, 대구 12개, 부산이 11개나 있는 것에 비하면 열악한 수준이다. 여기에 700명 규모의 공연장도 10개가 안 된다.

시는 지난해 인천의 문화주권 실현을 위한 ‘문화성시 인천’을 선포한 바 있다. 트라이보울은 전시·공연과 문화예술교육 시설로 사용되고 있다. 총면적 2천764㎡, 지하 1층·지상 3층 건물로 사업비 261억 원이 투입됐다.

컴팩스마트시티는 10월 한국 최초·인천 최고 등의 전시콘텐츠를 담은 ‘인천도시역사관’으로 재개관할 예정이다. 총면적 8천444㎡, 지하 1층·지상 4층 건물로 사업비 260억 원이 소요됐다.

인천대 한 관계자는 "옛 인천전문대 재배치 부지를 놓고 시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송도 트라이보울 등을 아이디어 차원에서 제안했던 것이다"라며 "현재 인천대 인근 부지의 다양한 시설들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이용하고 있는 문화시설을 이전할 경우 시민들의 박탈감과 문화계의 반발이 있을 것이라는 담당 부서의 의견이 있었다"며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답했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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