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기상 하지(夏至)인 21일 오후 극심한 가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의왕시 왕송저수지 바닥에 풀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의왕=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 절기상 하지(夏至)인 21일 오후 극심한 가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의왕시 왕송저수지 바닥에 풀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의왕=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연일 계속되는 폭염과 가뭄으로 인해 농민들의 가슴이 타 들어가고 있다.

21일 현재 한국농어촌공사 경기지역본부가 관리 중인 도내 112개 저수지(강화 지역 포함)의 평균 저수율은 25.4%로, 평년(50.2%)에 비해 49.4%가량 적다.

이 중 저수율이 10% 미만인 곳도 안성 마둔저수지(1.6%)와 금광저수지(2.0%), 화성 덕우저수지(7.4%) 등 12곳에 달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농민들의 고충은 날로 커지고 있다. 2014년부터 지역 농업 특성화 사업으로 해바라기를 재배 중인 양평군 지평면 무왕1리 주민들은 매년 개최하는 ‘해바라기 축제’를 올해는 포기해야 할 처지다. 지난달부터 수차례에 걸쳐 해바라기씨를 심고 있지만, 물이 부족한 탓에 발아조차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 뿐만 아니라 보리와 라즈베리 등 여러 밭작물 역시 발아 자체가 안 되거나 수확량이 6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주민 김기남(63)씨는 "총 4만9천여㎡ 면적에서 해바라기를 재배하고 있는 11개 농가 모두 올해 농사를 포기해야 할 처지로, 농가당 수천만 원의 피해가 예상된다"며 "지하수만으로 해결이 안 되는 상황으로,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농민들을 도울 수 있는 정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고충을 호소했다.

축산농가도 애가 타기는 마찬가지다. 8천여 마리의 돼지를 사육 중인 안성시 죽산면의 한 양돈농장은 지하수마저 고갈돼 당장 돼지들에게 먹일 물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하루에 최소 80t의 물이 필요하지만, 수천만 원을 들여 200m 이상씩 지하수 관정공사를 실시해도 지하수가 충분히 나오지 않아 다른 지역에서 하루 30∼40t의 물을 사 오고 있다.

농장장 최모(44)씨는 "운반비를 포함해 월 1천만 원 이상의 물을 구입해 사용 중인데 이마저도 구하기 힘들어지고 있다"며 "자칫 돼지들이 폐사할까봐 가슴이 타 들어간다"고 토로했다.

계속되는 가뭄에 도내 농작물재해보험 가입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 15일 기준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한 도내 농경지는 8천542㏊로, 지난달 말 기준 4천886㏊보다 74.8%(3천656㏊)가량 급증했다. 이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는 재해보험 가입 마감 기한을 연장하기로 했다.

벼와 옥수수의 경우 당초 이달 9일에서 30일과 23일로 각각 연장되며 버섯은 12월 1일까지, 가을감자는 9월까지, 콩은 7월 말까지, 양파·자두·매실·포도·복숭아 등은 11월까지다.

박광섭 기자 ksp@kihoilbo.co.kr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