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사업의 실패, 이혼 등 여러 가지 이유에 의해 절망하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된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내 잘못이야 생각하기보다는 이기적인 마음으로 남의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해본다.

 특히, 최근에 정치권이나 우리의 현실을 바라보면 남이 마음 아픈 건 생각도 하지 않고 나만 이해해달라고 강요 아닌 강요와 남들이 가진 건 다 가져야 한다는 생각 등 아니면 말고라는 무책임한 일들을 자주 보게 된다.

 한 번쯤은 이기적인 마음을 버리고 미국의 앨리바마주의 엔터프라이즈에 있는 이름도 희안한 ‘곤충기념비’가 만들어진 경위를 다시 한 번 되짚어 본다. 오랫동안 앨리바마주의 엔터프라이즈는 목화 농사를 짓고 그 목화로 인해서 부유하게 살던 곳이었다. 그런데 1895년 무렵부터 이 지역에 ‘목화바구미’라는 벌레가 생기면서 목화 줄기를 갉아먹기 시작해 결국에는 목화농사를 더 이상 지울 수 없게 됐다. 농사를 짓던 수많은 사람들이 낙심해 좌절하고 있을 때 조지 워싱턴 카버 박사가 그 바구미는 땅속으로 들어가지 못한다는 것을 발견하고 사람들에게 벌레들 때문에 목화농사를 지을 수 없으니 벌레가 침투하지 못하는 땅콩을 심을 것을 제안했다.

 그의 제안에 목화밭은 점차 땅콩 농장으로 바뀌였고, 20여 년 후에는 그곳이 ‘땅콩의 수도’라고 불릴 정도로 엔터프라이즈는 세계적인 땅콩 생산지로 변모했으며, 풍요로운 도시가 됐다. 이에 사람들은 자기들에게 풍요로운 삶을 되찾아준 커버 박사를 기념해서 ‘곤충기념비’를 세우게 되는데 비에는 이런 말이 새겨져 있다. "우리는 목화 바구미에 감사한다. 목화 바구미는 우리에게 번영의 계기를 만들어 주었고 하면 된다는 의지를 갖게 해줬다. 그날의 시련이 없었더라면, 우리는 오늘의 풍요를 누릴 수 없었을 것이다. 목화 바구미들이여 다시 한번 그대들의 노고에 감사한다."

 이 비에 새겨진 내용처럼 절망에서 희망을 찾듯이 우리에게 고난이나 시련에 좌절하지 않고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는 저력 있는 민족이 아닌가. 자기의 잘못을 진심으로 사과하고 남을 탓하기 전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한 번 생각해보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 절망과 시련을 이겨내면 복을 누릴 수 있는 희망의 통로는 반드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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