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시 장안구 율전동의 한 원룸형 주택 내 주차장. 진출입로가 비좁고 각종 생활쓰레기들이 가득 차 있어 이용이 불가능했다.  박종대 기자
▲ 수원시 장안구 율전동의 한 원룸형 주택 주차장. 진출입로가 비좁고 각종 생활쓰레기들이 가득 차 있어 이용이 불가능하다. 박종대 기자
수원시내 다세대주택과 원룸 밀집 지역의 주차전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이웃 주민들 간 주차 소음 문제로 다투다 흉기 난동사건까지 벌어졌다.

이 때문에 수원시가 도심 주차 문제를 가중시키는 원룸형 건물의 주차장 설치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21일 오후 11시 50분께 수원시 장안구 율전동 자신이 거주하는 다세대주택에서 주민 A(51)씨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현관문 2곳과 차량 등을 파손한 임모(59)씨가 경찰에 검거돼 살인미수 및 특수손괴 등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A씨는 임 씨의 흉기에 머리를 맞아 10㎝가량 두피가 찢어지는 상해를 입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으나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 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도 "평소 주차 문제 때문에 불만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임 씨가 거주하는 주택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기초생활수급자들에게 임대하는 원룸형 건물로 전체 면적 404㎡, 지상 3층 규모에 총 9가구가 입주해 있다.

건물 출입구 오른쪽에 주차면적 35㎡의 차량 3대 정도를 댈 수 있는 주차장이 마련돼 있지만 각종 생활쓰레기가 들어차 있는데다 주차장 진출입로가 비좁아 사실상 제 기능을 상실한 상태다.

맞은편 건물도 LH가 임대하는 원룸형 주택으로, 지상 4층 규모에 9가구가 거주하고 주차면적 23㎡, 차량 2대를 대도록 건축허가가 나갔지만 주차장 입구가 폐쇄돼 있어 주차는 불가능했다.

인근 주택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건축된 지 20여 년 된 지상 2∼3층 규모의 다세대주택들은 집 안 마당에 차량 1대만 주차가 가능했다. 2001년 준공된 원룸형 건물은 지하 1층·지상 4층에 14가구가 입주해 있지만 건축허가는 주차면수 4대에 불과했다.

시는 2013년 12월 인근 499㎡ 규모의 땅을 매입해 거주자 우선주차구역 37면을 지정했지만 주민들은 인도상에 주차를 일삼고 있다.

5년째 율전동에 사는 김모(60)씨는 "밤마다 주차공간을 찾아 헤매느라 전쟁을 치르고 있다"며 "매일 같이 주차난에 시달리면서 주민들의 불만도 극에 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최근 도시형생활주택(원룸형)의 주차장 설치기준을 강화하는 조례안을 입법예고해 시의회에서 심의 절차를 받고 있다"며 "이달 중 의회에서 해당 조례안이 통과돼 공포되면 점차적으로 주차난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임성봉 기자 bo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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