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시 중구 신흥동 일원에 남아 있는 수인선 협궤열차 폐선로가 역사적 활용 시기를 놓쳐 흉물스럽게 방치된 가운데 향후 활용 방안을 모색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 인천시 중구 신흥동 일원에 남아 있는 수인선 협궤열차 폐선로가 역사적 활용 시기를 놓쳐 흉물스럽게 방치된 가운데 향후 활용 방안을 모색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인천시의 안일한 근대문화유산 보존의식이 옛 수인선의 흔적을 지우고 있다. 1995년 운행이 중단된 옛 수인선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표준궤 선로가 현재 신흥동에 일부 남아 있는데, 이를 무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정부의 지원정책이 마련됐음에도 인천시가 방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따르면 이달 30일까지 ‘2017년 철도 유휴부지 활용사업 제안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공모 대상은 우리나라 전체 철도 유휴부지 1천806만㎡ 중 현재 활용 중인 770만㎡를 제외한 1천36만㎡로 여의도 면적의 3.5배다.

국토교통부는 2015년부터 훈령으로 제정된 ‘철도 유휴부지 활용지침’에 따라 각 지방자치단체가 철도 폐선부지 활용계획을 제안할 경우 검토를 거쳐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정선 레일바이크를 비롯해 곡성 섬진강 기차마을, 광주 푸른길 등이 철도 유휴부지를 활용한 사례다. 정선은 폐선된 정선선 구절리~아우라지 선로를 활용해 레일바이크와 풍경열차, 카페, 기차펜션 등의 아이템을 도입했고, 현재는 주변 관광자원과 연계해 연간 수십만 명이 찾는 명소로 자리잡았다.

인천에는 협궤열차가 다녔던 옛 수인선 구간이 철도시설공단의 유휴부지 활용사업에 속한다. 시나 지자체가 인천만의 역사를 지닌 협궤열차의 추억을 되살릴 의지만 있었다면 충분히 지역의 대표 관광명소로 만들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수인선 협궤열차 선로는 20여 년 전 운영이 중단된 이후 시와 지자체가 방치하면서 도심 곳곳의 개발에 밀려 전 구간 선로가 철거된 상태다. 현재는 숭의역 근처인 중구 신흥동 3가 인근에서 옛 수인역이 위치했던 수인곡물시장까지 수인선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표준궤 선로가 일부 남아있을 뿐이다. 그나마도 신흥동 3가 주변 선로는 주민들의 차량 통행 민원으로 중구청이 철거를 추진하고 있다.

지역의 한 관계자는 "수인선의 폐선로를 활용해 도심을 가로지르는 레일바이크나 옛 수인선을 재현하는 등 보다 관심을 가졌다면 지역의 가치를 재창조한 관광자원으로 만들 수 있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미 대부분이 철거된 상황이어서 아쉬운 마음뿐"이라고 토로했다.

시 관계자는 "협궤열차가 다녔던 소래철교는 한때 철거하자는 얘기도 있었지만 보존 차원에서 주민들의 통행로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키워드

#옛 수인선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