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 인구 증가 등에 힘입어 자동차 시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전반적으로 침체를 겪는 신차 내수 시장에서 SUV가 차지하는 비중이 최근 40%를 넘어섰고, 중고차 시장 성장을 주도하는 것도 역시 SUV와 RV(레저용차)다.

 25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새로 등록한 자동차 13만2천38대 가운데 SUV 차종은 5만3천206대(SUV 3만9천682대+RV 1만3천524대)로 전체의 40.28%를 차지했다.

 2011년 19%에 불과했던 국내 자동차 판매 시장 내 SUV 비중은 불과 5년 만인 지난해 35%까지 뛰었고, 올해 들어 마침내 40%를 넘어 역대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SUV 돌풍’ 현상은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SUV 시장 규모는 2010년 800만대에서 2016년 3배인 2천400만대로 불었고,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의 비중도 같은 기간 11.2%에서 26.8%로 치솟았다.

 더구나 올해 들어선 4월까지의 점유율이 28%로, 지난해보다 더 높아졌다.

 신차 시장의 판매 동향이 시차를 두고 ‘후행적’으로 반영되는 중고차 시장에서도 최근 SUV 인기가 뚜렷하다.

 자동차 전문 쇼핑사이트 SK엔카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22일까지 이 사이트에 등록된 매물을 차종별로 분석한 결과, 국산 차 중에서는 SUV·RV가 29.2%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세단 대형차(20.9%), 중형차(17.5%) 등의 순이었다.

 수입차에서도 SUV·RV 차종은 세단 중형차(33%)에 이어 2위(21.1%)에 올랐다. 1년 전인 지난해 상반기 비중 3위에서 한 계단 높아진 것이다.

 SK엔카 관계자는 "SUV·RV는 중고차 시장에서도 높은 잔존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며 "특히 디젤 엔진 모델의 경우 연식과 주행거리에 큰 상관없이 인기가 많다"고 전했다.

 SUV 소비자의 ‘충성도’가 세단 이용자보다 높다는 점 등을 근거로 SUV 열기가 당분간 식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국제 자동차 전문 조사기관 IHS의 통계를 인용해 글로벌 시장에서 SUV의 재구매율이 지난해 거의 60%에 육박했다고 소개했다. 약 50%인 세단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은 "SUV는 재구매율이 세단보다 높을 뿐 아니라 재구매율 자체가 상승하는 추세"라며 "한 번 SUV를 경험한 소비자는 다시 SUV를 구매한다는 뜻으로, SUV 인기는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전망 등을 바탕으로 국내외 완성차업체들도 SUV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다.

 정의선 현대차[005380] 부회장도 지난 13일 소형 SUV ‘코나’ 출시 행사에서 "2020년까지 모든 세그먼트(세부 차종 시장)의 SUV 라인업(상품 구색)을 갖출 것"이라며 "코나보다 작은 초소형 SUV, 싼타페보다 큰 대형 SUV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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