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내심 부러운 친구들 가운데 한 명은 학급 반장이었다. 수업 시간에 반을 대표해 ‘차렷 선생님께 인사!’를 외친 뒤 선생님에게 인사를 건네는 반장은 늘 우월한 존재였다.

 얼마나 싸움을 잘하는 지로 서열이 매겨지는 학교 내에서 반장은 주먹만 잘 쓰는 ‘싸움짱’과는 달리 반 친구들은 물론 선생님들에게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반장 선출은 보통 선거로 뽑지만 담임 선생님이 직권으로 정할 때도 있다. 반 아이들의 각종 정보를 손에 쥔 담임이 평가하기에 이를 잘 수행할 만한 학생을 미리 점 찍어두고 형식적으로 반 아이들의 의견을 물어본 뒤 별다른 이의 제기가 없으면 결정하는 식이다.

 보통은 성적이 좋으면서도 교우관계가 원만한 친구들이 반장으로 낙점됐다.

 둘 다 훌륭한 반장이 제일 좋겠지만 초중고 12년을 다니면서 모두 잘하는 반장은 거의 본 적이 없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한 달여가 지났다.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놓고 여야가 뜨거운 공방을 벌이고 있다.

 새 대통령이 향후 국정을 끌어갈 국무위원을 임명하기 전에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거쳐 자질을 평가해보는 것이다.

 청문회 과정에서 문 대통령이 발표한 장관 후보자들의 각종 의혹과 문제가 드러나면서 일부는 낙마하기도 했다.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 임명된 장관들은 부담이 더욱 크다. 자신의 임기 내에 성과를 내지 못하면 고스란히 책임은 대통령을 향하게 돼 있다.

 국회는 인사청문 요청을 받으면 20일 안에 청문회를 마치고 본회의에 결과를 보고한 뒤 대통령에게 통지해야 한다.

 국회에서 기간 내에 청문회를 마치지 못하면 대통령은 추가로 10일을 더 부여할 수 있으며 이후에도 결과 보고서가 나오지 않으면 대통령은 청문회 없이 이들을 임명할 수 있다.

 다행이라고 느끼는 점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말이다.

 ‘아파트 융자금 갚는 장관 후보자’라는 기사를 보면서 일종의 동질감을 느끼면서 서민을 위한 정책을 펼칠 거라는 기대감이 든다.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쏟아지는 질타를 뚫고 장관으로 임명된 이들이 국민들의 존경을 받는 장관으로 무사히 임기를 마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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