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전기가 자주 끊기고 먹통이 되니까 개인 이동통신기기(휴대전화)나 단체 채팅방을 의존하는 편입니다." 인천 섬 지역에 근무하는 한 경찰관의 하소연이다.

19-무전기.jpg
서해5도는 방해 전파 및 군 통신과의 혼선 등으로 무전 상황이 더 열악한 것으로 알려져 신속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25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인천 섬 지역 중 백령과 덕적·영흥도 등 총 7개 섬에 파출소가 설치돼 지역주민의 안전과 치안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해5도는 북한과 인접해 있는 데다, 연평도는 2010년 북의 포격으로 많은 피해를 입은 지역이어서 경찰 통신망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럼에도 경찰이 사용하는 무전기는 먹통이 되기 일쑤다. 섬에서 근무하며 무전기 이용에 불편을 토로한 경찰들 대부분은 기지국 권역과 멀어 난청과 잦은 먹통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서해5도 지역은 ‘군사접경지역으로 전파 교란이 많기 때문’이라는 원인을 내놓기도 한다.

이처럼 무전기 감도가 떨어지자 경찰들이 내놓은 해결책은 휴대전화 등 개인 통신기기다.

한 경찰관은 "섬 내 무전기 감도가 많이 불량해 현장에 가면 주로 휴대전화로 상황실과 연락하는 편"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경찰은 "채널 간섭이 많아 차라리 휴대전화가 신속하고 편리하다"며 "무전기에만 의존했던 과거와 달리 순찰차에 있는 모니터나 PDA 등 상황을 전파받을 수 있는 다양한 통신기기가 있기 때문에 업무에 큰 지장은 없다"고 설명했다.

경찰들의 고육지책이기는 하지만 무전기가 왜 필요한지가 빠진 대책이다. 무전기는 다중통신망으로 신속한 상황 보고 및 처리는 물론 2~3개 팀이 합동 작전을 펼칠 때 상황을 동시에 전파하고 대처하기 위한 장비다. 따라서 일선 경찰들은 무전기 성능이나 통신 상태 향상을 위한 대책보다는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통신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한 경찰관은 "휴대전화로는 동시에 다중에게 상황을 전파할 수 없지 않느냐"며 "합동작전이 펼쳐질 때나 이동통신망이 불가한 유사시를 생각하면 안일한 것으로, 무전기가 안 될 때마다 일일이 전화를 걸 수는 없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그는 "이동통신망이 끊길 수 있는 비상상황이나 유사시를 생각해서라도 무전 통신망이 확실히 갖춰져야 한다"며 "휴대전화는 보완의 역할만 할 뿐 기본이 돼서는 곤란하다"고 꼬집었다.

인천경찰청 측은 "도서 지역은 상황 발생 시 각종 정보통신 장비와 실정에 맞게 이용 중이다"라며 "현재 도서 지역 파출소에서 무전 통신망 불량 문제로 특별히 건의가 올라온 것은 없는 상태이지만 조치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

유희근 기자 brave@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키워드

#경찰 무전기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