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학의 석좌교수로 재직중인 일본인 노교수가 평생 모은 불교관련 서적 수천권을 기증한데 이어 그동안 받은 월급으로 젊은 한국인 학자를 위한 상까지 제정했다.

10일 동국대학교에 따르면 이 학교 불교학과 대학원 석좌교수인 일본인 이시가미 젠노(石上善應.73)교수가 지난 2000년 3월 석좌교수로 임용된 이후 받은 월급을 털어 '한일불교문화학술상'을 만들기로 했다.

일본에서 불교문화 연구의 권위자로 통하는 이시가미 교수는 일본 다이쇼(大正)대학인문학부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슈쿠토쿠(淑德) 단기대학 학장으로 재직중이며 동국대 불교병원 준공식 참석을 위해 지난달 26일 방한, 이런 뜻을 밝혔다.

이시가미교수는 "한국에서 받은 월급을 일본으로 가져가서는 안된다고 생각,환원할 수 있는 길이 없을까 생각하던 중 젊은 학자들에게 학문적 자극을 주고 양국 불교교류에 기여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상을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상은 젊은 불교학 연구자 가운데 탁월한 연구성과를 낸 학자에게 주어지며 한일문화교류의 학문적 토대로 삼으려면 일본에 그 성과가 알려져야 한다는 취지에서 일본어로 발표한 불교학 논문이나 저술로 일단 대상자를 한정하기로 했다.

이시가미 교수의 한국에 대한 남다른 애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시가미 교수는 대학원 특강을 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자신이 소장하고 있던 불교학과 관련된 귀중한 도서들을 학교에 기증해 왔다.

지난 99년에는 티베트 장경중의 하나인 '범문진경패엽'(梵文珍經貝葉) 사본을 기증했으며, 40년간 불교학을 연구하며 수집한 산스크리트어본, 티베트어본 장경을 비롯한 5천여권의 불교관련서적을 학교 도서관에 기증했다.

이시가미 교수는 "내가 기증한 책들은 한국이 분단으로 어려운 상황일 때 출간된 책들로 일본에서보다 한국에서 더 유익하게 쓰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앞으로 내가 소장하고 있는 도서 전체를 기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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