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시가 폭염과 가뭄으로 이상 증세가 발생하는 보호수 살리기에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25일 영통구 매탄동 300년 된 느티나무에 물주머니를 매달고 바닥에 볏짚을 깔아놨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 수원시가 폭염과 가뭄으로 이상 증세가 발생하는 보호수 살리기에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25일 영통구 매탄동 300년 된 느티나무에 물주머니를 매달고 바닥에 볏짚을 깔아놨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연일 계속되는 폭염과 가뭄으로 경기도내 보호수에서 이파리가 일찍 떨어지는 ‘조기 낙엽 현상’ 등 이상 증세가 발견돼 일선 지자체들이 보호수 살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25일 경기도와 일선 시·군에 따르면 현행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도내에 지정된 보호수는 2016년 12월 기준 총 1천78그루에 달한다.

이 보호수들은 수령이 최소 100년에서 최대 1천 년까지 달하고 있으며, 주로 은행나무와 느티나무, 향나무 등이 수종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올해 도내 강수량이 138㎜로 평년 252㎜의 54%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도내 보호수들이 물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이상 증세가 발생했다.

실제로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 866-2번지 일원에 위치한 수령이 300년, 350년 된 보호수인 느티나무 두 그루는 낙엽이 발생하지 않을 시기임에도 곳곳에서 나뭇잎이 말라 갈색으로 변했다.

해당 보호수는 주택가 아스팔트 도로에 둘러싸여 있어 생육에 필요한 토양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폭염과 가뭄까지 겹치자 조기 낙엽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수원시는 지난달 중순께 나무병원과 산림환경연구소에 해당 보호수 검진을 의뢰하고, 임시방편으로 흙 속의 수분 증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직사광선을 피할 수 있도록 땅바닥 위에 볏짚을 깔아 놨다. 또 보호수 옆에 1천L짜리 물탱크를 설치해 놓고 이를 끌어다 물을 공급하고 있으며, 인위적으로 나무에 영양주사를 놓고 있다.

김포시도 보호수가 바짝 말라 들어가기 시작하면서 19일부터 전체 보호수를 대상으로 영양주사와 물주머니를 설치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김포시에는 최소 수령 130년에서 최대 수령 530년인 보호수 66그루가 지정돼 있다. 시는 다음 달 7일까지 보호수를 살리기 위한 긴급 조치를 취하고 가뭄으로 건강이 쇠약해져 병해충에 취약한 보호수들에 예방주사도 놓겠다는 계획이다.

안산시는 150년부터 620년 수령의 보호수 25그루가 지정돼 있으며, 계속되는 가뭄에 보호수들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보고 26일부터 모든 보호수를 대상으로 정비 작업을 벌인다. 물 공급 작업에 들어가는 동시에 수분 공급을 최대화하기 위해 보호수 주변 잡초 제거도 실시한다.

수원시공원녹지사업소 녹지경관과 김새별 주무관은 "조기 낙엽 현상이 발견된 보호수는 긴급 조치 이후 다행히 상태가 악화되지 않고 있다"며 "가뭄이 해결될 때까지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정기적으로 보호수를 관찰해 피해를 막겠다"고 말했다.

도 산림과 관계자는 "수령이 최소 100년 이상인 보호수들은 폭염과 가뭄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지자체들이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아 보호 조치에 나서고 있다"며 "도심 속 보호수들은 특히 스트레스에 취약하기 때문에 물 공급을 비롯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임성봉 기자 bo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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