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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중구는 얼마 전까지 ‘보수의 텃밭’이라고 불릴 정도로 보수 색깔이 강한 곳이었다. 원도심 중심이어서 지역적 특성상 보수 정당이 흔들림 없는 지지 기반을 갖고 있는 곳이다.

하지만 이 같은 분위기는 최근 들어 조금씩 흔들리는 모양새다. 원도심 주민들은 여전히 강한 보수 성향을 나타내고 있지만 영종·용유 지역은 젊은 층 중심의 인구 유입이 급증하면서 지역의 보수 색채가 옅어지고 있다.

실제 2002년 치러진 제3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현 중구청장인 김홍섭 당시 새천년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이후 4·5·6회 연속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이 석권했으나 지난해 총선부터는 상황이 변하고 있다.

지난해 제20대 총선에서 중구는 새누리당 배준영 후보에 29.54%의 지지를 보낸 반면 진보 성향의 정의당(26.22%)과 국민의당(19.66%)에는 무려 46%의 표를 몰아줬다.

대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40.6%의 표를 몰아줬으나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에게는 23.3%의 지지만 보냈다. 무엇보다 중구 지역 원주민은 20%에 불과해 보수 정당이 안심할 수 없는 지역이 됐다.

이에 따라 각 시당에서는 원도심과 영종·용유 지역을 모두 아울러 표심을 얻을 수 있는 방안 마련에 나서는 분위기다. 이를 의식한 듯 경쟁력 있는 인물 찾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당은 현역인 김홍섭 구청장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다. 김 구청장은 인천 최초로 4선 구청장을 지낼 만큼 무난한 성품에 높은 인지도가 장점이다. 여기에 내항 재개발의 물꼬를 튼 데다 동화마을 조성과 영종 간선도로 개설 등 특유의 추진력으로 주민들의 마음을 사고 있다.

김 구청장에 맞서 인천시의회 산업위원장인 김정헌 의원도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에서 보수의 대항마로 노경수 인천시의원이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 중구 출신의 노 의원은 중구 1선거구와 2선거구에서 모두 시의원으로 당선된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영종 주민들의 고속도로 통행료 무료화를 관철시킨 뚝심은 그가 내세운 최대 자랑거리다.

노 의원에 맞서는 후보로는 현재 인천시당 부위원장인 안병배 전 시의원과 시당 특별위원장을 맡은 조광휘 인천시배드민턴협회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당에서는 하승보 전 중구의회 의장이, 정의당에서는 김규찬 현 중구의원 등이 출마를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바른정당 역시 남은 기간 적절한 후보 물색에 나설 예정이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중구에서만 4선으로서 5선에 도전하는 김홍섭 구청장의 현직 프리미엄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며 "하지만 영종하늘도시 등 신도시의 젊은 유권자 대거 유입으로 중구 유권자들의 성향이 보수적이라는 말은 이미 과거 얘기인 만큼 정당이 아닌 인물에 따라 선거 결과가 뒤바뀔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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