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2월 개관한 서수원칠보체육관이 서수원 외곽 지역에 위치해 이용률이 저조한 가운데 27일 오후 체육관 야외주차장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 지난해 2월 개관한 서수원칠보체육관이 서수원 외곽 지역에 위치해 이용률이 저조한 가운데 27일 오후 체육관 야외주차장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수원시가 수백억 원을 들여 건립한 서수원칠보체육관이 각종 스포츠 대회나 행사 유치가 저조해 혈세만 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27일 수원시와 수원시시설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2월 권선구 금곡동 354번지 일원에 전체 면적 1만8천364㎡,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서수원칠보체육관을 건립했다.

체육관 건립에 국·도비 88억 원을 포함해 총 388억 원의 사업비가 소요됐다. 연간 운영비로는 2016년 11억1천100만 원, 올해 13억1천800만 원이 투입된다.

하지만 이 체육관이 서수원 호매실지구 외곽 지역에 위치해 있고 대규모 체육대회를 빼면 별다른 행사가 열리지 않아 이용률이 바닥에 머물면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실제로 이날 찾은 체육관 옆으로 게이트볼장 1곳(594㎡)과 야외 배드민턴장 3곳(896㎡), 농구장 2곳(1천428㎡), 인조잔디 축구장(5천664㎡)이 설치돼 있었지만 이용하는 시민은 단 한 명도 찾아볼 수 없었다. 실내헬스장에 고작 10여 명의 회원들만 운동하고 있을 뿐이다.

체육관 내 주차장은 시민들에게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했지만 전체 303면의 주차장에 불과 차량 30여 대만 주차돼 있었다.

호매실지구 북측 가장자리에 위치한 체육관은 인근 호매실 가온마을4단지와 과천봉담고속화도로에 요새처럼 둘러싸여 외부에서는 전혀 눈에 띄지 않는다.

게다가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등 대중교통 노선도 배치되지 않아 접근성이 떨어지고, 그나마 가장 가까운 버스정류장은 체육관 맞은편 아파트 단지 앞에 있는 곳으로 약 650m나 떨어져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체육관에서 열린 행사는 체육대회와 각종 행사 등 50건에 사용기간은 88일에 불과하다. 올해는 지난달 말까지 22건, 54일만 썼다. 개관 때부터 현재까지 총 16개월 가운데 5개월가량만 체육관을 활용한 셈이다.

대규모 체육대회로는 지난해 2월 23일부터 11일간 개관 기념으로 제32회 MBC배 전국대학농구대회와 3월 13일부터 10일간 열린 제16회 아시아여자핸드볼선수권대회 등 손에 꼽을 정도다.

주민 김선규(58)씨는 "수백억 원의 혈세를 들여 체육관을 지어놨는데 외진 곳에 위치해 이용객이 없어 무용지물로 전락했다"며 "멀리 떨어져 있어 일부러 찾지 않으면 오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서수원칠보체육관 활성화를 위해 체육관을 수시로 이용하는 농구나 배구 등의 프로스포츠팀을 유치하는 게 가장 효율적인데 추진이 쉽지 않다"며 "프로스포츠팀 유치 외에도 다양한 체육행사를 열어 시민들이 자주 찾아올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임성봉 기자 bo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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