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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모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장
지난 6월 16일 국내 첫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후 매일 폭염지역이 확대되고 있다는 언론보도를 접하고서 필자는 지난해 기억이 떠올랐다.

 기후변화로 인해 유례없이 무더웠던 지난해 여름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16.7일로 기상청이 날씨를 관측한 1973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인천지역은 1994년 이후 22년 만에 가장 더웠으며 이로 인해 온열 환자는 2015년에 비해 3배가량 증가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

 이렇듯 폭염은 우리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폭염은 단순히 일과성 기상현상에 그치지 않고 건강에 유무형의 각종 피해를 유발시키며 기후변화는 우리 생활환경 곳곳에 변화를 초래해 감염병 판도마저 바뀌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를 더 이상 방관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건강도시 개념의 중요성을 새겨야 할 시점이다. 건강도시는 지역사회가 협력해 시민건강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물리적 환경을 창조적이며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도시 형태로 최근 환경오염 및 기후변화가 갈수록 심화됨에 따라 더욱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해 미세먼지, 오존 등 기후변화로 인한 건강영향물질에 대해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가 개발한 취약성 평가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지역별 건강 취약지도를 작성했으며 취약 인구계층을 위한 환경 및 보건복지의 정책적 의사 결정에 도움을 주고자 했다.

 남미로부터 시작된 지카바이러스 등 모기로 전파되는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실시간 모기 발생 정보시스템을 구축해 모기 발생 정보를 군·구 보건소 방역에 제공하고 있다.

 또한 국내외 협업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5월 수도권기상청 및 수도권 보건환경연구원 간 손을 맞잡고 시민의 기상 서비스 증진 기반을 마련했으며, 중국 텐진대학교와 중국발 황사 등 대기오염 대책 마련을 위해 공동협약을 체결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지속가능한 발전과 살고 싶은 인천을 위해 여러 분야의 연구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먼저 올 5월 인천시는 인천기후환경연구센터를 설치해 녹색기후기금(GCF) 등 국제기구와 협력해 환경 개선을 위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교두보를 마련했다.

 보건환경연구원은 기후지도 제작을 통한 건강도시 기반 조성을 위해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실태 조사와 폭염일수 등 기상인자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일반인이 쉽게 이해하도록 지리정보 시스템(GIS)을 활용해 기후 지도를 제작하고 있다.

 산림에 의한 미세먼지 저감효과는 약 40년생 소나무가 연간 미세먼지 36g을 흡수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가정에서 사용하는 공기청정기 기준 약 5대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천시는 인구 300만 시대를 맞아 녹색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시민 참여 3000만 그루 나무심기 계획과 그 맥을 같이해 시민 야외활동 기간이 많은 봄부터 가을까지 도시 숲 4개를 대상으로 건강에 좋은 생리활성물질인 피톤치드를 조사해 시민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해양 생태환경 연구 등을 위해 체결된 송도글로벌 캠퍼스 내 겐트대학 공동연구 및 그간에 구축된 다양한 협업을 중심으로 현장중심 조사연구를 꾸준히 수행해 나가다 보면 머지않아 건강도시 기반을 조성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내년 열리는‘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 총회 후보지로 최근 확정된 인천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중심도시로서 환경주권 시대를 활짝 열어 시민 행복체감지수를 높이는데 모든 보건환경 정책의 우선순위를 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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