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고도화 사업의 주목적은 노후화된 산단 시설을 개선해 비슷한 업종을 한곳에 모으고, 기반시설과 복지·편의시설을 넓혀 근로환경을 개선하는 것이다.

하지만 인천의 일부 산단은 미흡한 관리와 관련 제도의 한계,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지지부진하다.

인천 검단일반산업단지를 도로 하나 사이에 두고 거주하는 서구 금호마을 주민들은 아스콘공장이 작업을 할 때 나는 악취 때문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검단산단에는 현재 11개의 아스콘공장이 입주해 있다.

검단산단은 당초 2006년 12월 일반산단으로 지정됐지만 입주가 저조하자 인천도시공사는 검단신도시를 대상으로 공장 입주 수요조사를 벌여 레미콘과 아스콘 기업도 들어올 수 있도록 실시계획을 변경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2008년 12월부터 2012년 7월 실시계획이 변경될 때까지 11개의 아스콘 기업이 들어왔다.

조성 당시부터 강화군과 협의해 오염물질 배출업체는 입주 자체를 제한하고 있는 강화산단과는 대조적이다.

금호마을 주민들은 아스콘공장이 작업할 때 나는 악취로 인해 한여름에도 창문을 열고 살 수가 없다며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서구청에만 26건의 아스콘 관련 악취 신고가 접수됐고, 유정복 인천시장도 지난달 현장을 찾아 주민들에게 악취 저감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산단 구조고도화 사업으로 만들어진 남동인더스파크(남동산단)의 지식센터 등 일부 집적화 시설은 건물을 다 짓고도 입주율이 저조하다.

남동산단 형제전기 지식산업센터와 대주 지식산업센터는 남동산단 땅값이 비싸기 때문에 임대 전용으로 만들어졌지만 일반 노후 임대공장보다 임대료가 높아 입주율이 각각 60%, 40%에 그치고 있다.

일반형 지식산업센터인 엘아이센터도 건축설계 오류로 일부 호실에 창이 없고, 하역과 차량 동선에 문제가 있어 역시 60%밖에 입주하지 못했다.

게다가 구조고도화 사업은 홍보 부족 등으로 한쪽에서는 "민간사업자의 배만 불려주는 사업 아니냐"는 오해를 받고, 정작 민간사업자는 낮은 수익구조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 참여를 꺼리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구조고도화를 한다고 우후죽순식으로 여기저기 건물을 짓기보다는 부평산단 우림라이온스밸리처럼 지하철역 인근에 집적화 시설을 만들어야 한다"며 "주차난과 출퇴근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되고 입주율도 높아질 것이다"라고 제안했다.

산단공 인천본부 관계자는 "지식센터는 실수요자만 분양받을 수 있기 때문에 민간사업자가 일반 공장을 ‘쪼개기’해 임대하는 것보다 수익이 적은 것도 사업 부진의 한 원인"이라며 "‘산업집적 활성화 및 공장 설립에 관한 법률’ 개정 등 민간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덕현 기자 kd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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