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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단산단에 아스콘 업체 11개가 입주한 가운데 악취로 인한 지역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치자 인천시에서 악취저감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검단산단 전경.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인천 지역 산업단지 구조고도화 사업이 거꾸로 가고 있다. 집단화로 외곽으로 빠져나가야 할 오염 유발 업체는 오히려 도심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오염 유발 업체가 빠져나간 자리조차도 환경친화업종이 아닌 오염배출사업장으로 다시 채워지고 있다. 인천 지역 도금업체가 단적인 예다. 인천시는 관련 법령이 없다는 이유로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관련 기사 3면>

4일 인천시와 한국산업단지공단 인천지역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10일 서구 오류동 검단일반산업단지에 친환경 표면처리시설인 ‘인천표면처리센터 요진코아텍’이 들어섰다.

요진코아텍은 남동인더스파크(남동산단) 등 인천 도심 곳곳에 흩어진 도금업체들을 모아 구조고도화해 뿌리산업 발전 기반을 형성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만들었다. 최신 친환경 설비가 갖춰진 곳으로, 도금업체를 이주시켜 악취와 오·폐수를 한곳에서 관리해 지역 민원을 줄이겠다는 취지였다. 이곳(2만3천141㎡)은 당초 재활용시설용지였으나 산업시설용지로 용도까지 변경했다.

요진코아텍에는 현재 35개의 도금업체가 입주해 있으며, 향후 200개까지 입주할 예정이다. 시는 지역 도금업체들이 친환경 표면처리센터로 모이면서 인천 타 지역 산단의 도금업체는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 반대다. 인천에는 약 800개의 도금업체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인천 산단 내 도금업체는 2013년 295개에서 올해 389개로 94개나 되레 늘었다.

요진코아텍이 들어선 검단산단에는 2013년 3개에서 올해 50개 공장이 등록했으며, 주안산단은 2013년 13개에서 2017년 17개로 약간 증가했다. 특히 남동산단의 도금업체는 2013년 279개에서 322개로 43개나 늘었다.

남동산단에도 요진코아텍과 같은 목적으로 만들어진 청정지식산업센터가 2015년 6월 입주했다. 청정지식산업센터는 총 65호 실이 갖춰져 있고 도금업체와 PCB 관련 업체가 들어올 수 있지만, 현재 입주율은 61%에 불과하다. 결국 남동산단 도금업체 중 일부는 친환경 표면처리센터에 입주했지만 그 빈 자리에 또 다른 도금업체가 들어섰다는 얘기다.

시는 공장 입주를 제한할 방법이 없다는 이유로 수수방관한다. 시 관계자는 "도금업의 경우 총량제가 없기 때문에 제대로 설비를 갖춘 상태에서 공장 설립 신청을 하면 이를 강제로 막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특정 대기·수질오염물질 배출의 대표 업종 중 하나인 도금업이 친환경 표면처리센터가 준공됐음에도 도심 속 도금업체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산단 관리기관들이 입주 자격을 엄격히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덕현 기자 kd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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