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신당창당추진위가 당밖에 신당을 만들어 민주당과 통합하는 신설합당 방식의 `통합신당'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신당의 성격과 시한 등을 놓고 각 계파가 확연하게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어 난관이 예상된다.
 
신당창당추진위(위원장 김영배)는 지난 23일 첫 회의를 열어 “통합신당 창당에 전력하겠다”고 밝히고 26일 회의에서 신당의 성격과 방향, 추진일정 등을 집중논의키로 했다.
 
그러나 창당추진위 내부에서 조차 친노와 반노 성향의 의원들이 신당의 성격과 추진일정, 방식 등에 대해 `동상이몽'의 의견대립을 보이고있어 절충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노무현 대통령 후보를 비롯한 친노 진영은 대선 D-100일인 9월10일께까지 신당의 윤곽을 잡고, 그때까지 정몽준 의원의 합류 여부가 불분명할 경우 `개문발차'라도 해서 9월말까지는 창당을 마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선 민주당 주도로 신당을 만들어가되 추후 정 의원의 합류 또는 정 의원이 주도하는 별도 신당과의 관계설정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친노 진영이 `발차'를 서두르는 것은 정몽준 의원이 당장 신당에 합류하기 보다는 상당기간 정국을 관망하면서 지지율 올리기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며, 그런 정 의원을 무작정 기다릴 경우 당내 혼선이 가중되고 노 후보의 지지율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민주당 고위당직자는 “정 의원은 민주당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민주당 주도의 신당이 먼저 만들어질 경우 강령·정책의 재정비 및 선대위 전환 등의 과정에서 당의 개혁적 정체성이 강조되고 노 후보를 업그레이드하는 쪽으로 신당이 꾸려질 가능성이 크며 일부 이탈세력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 반노 혹은 비노 진영의 경우 정몽준 의원을 비롯한 `제3후보군'이나 다른 정당과의 연합을 위해 10월말까지 창당시한을 늦춰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으며 중도파 의원 일부도 이같은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
 
신당추진에 적극적인 고위 당직자는 “정몽준 의원 스스로 민주당과 힘을 합하지않고서는 본선에서 당선이 어렵다는 점을 알고 있고, 민주당도 대선이 3자 구도로 갈 경우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되기 때문에 결국 신당은 되게 돼있다”며 정 의원의 합류 가능성을 높게 전망했다.
 
그러나 정 의원이 경평축구와 부산아시안게임 등의 스포츠이벤트를 통해`주가 올리기'에 주력하고 민주당과의 통합신당 논의에 거리를 둘 경우 친노 진영의 `개문발차' 주장이 힘을 얻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이인제 의원을 비롯한 반노 진영 일부 의원들이 민주당을 탈당, 자민련과 함께 교섭단체를 구성한 뒤 정몽준 의원과의 연합을 추진하고 대선에 임박해 민주당 주도 신당과의 연대를 모색한다는 `순차신당론'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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