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단장 죽이기 1,2
무라카미 하루키/문학동네/각 1만6천3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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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1Q84」 이후 7년 만에 「기사단장 죽이기」로 국내 팬들을 찾았다.

 「기사단장 죽이기」는 「태엽 감는 새」, 「1Q84」 등 기존의 본격 장편소설에서 나타난 세계관을 잇는, 현실과 비현실이 절묘하게 융합된 장편소설이다.

 30대 중반의 초상화가 ‘나’는 아내에게서 갑작스러운 이혼을 통보받는다. 이후 집을 나온 ‘나’는 친구의 아버지이자 일본의 저명한 화가 아마다 도모히코가 살던 산 속 아틀리에에서 지내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천장 위에 숨겨져 있던 그의 미발표작 ‘기사단장 죽이기’를 발견한다. ‘나’는 모차르트 오페라 ‘돈 조반니’의 등장인물을 일본 아스카 시대로 옮겨놓은 듯한 그 그림을 가지고 내려온 뒤로 주위에서 이상한 일들이 잇달아 벌어진다.

 「1Q84」 이후의 7년, 무라카미 하루키의 모든 것이 이 책에 있다. 현실과 관념의 경계를 꿰뚫는 이야기의 힘, 대범한 상상력으로 무장한 무라카미 하루키 월드가 집대성돼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1979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군조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데뷔한다. 1982년 「양을 쫓는 모험」으로 노마문예신인상을, 1985년에는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로 다니자키 준이치로 상을 수상했다. 1987년에는 「노르웨이의 숲」을 발표해 기록적인 판매고를 올린다. 1995년 「태엽 감는 새」로 요미우리문학상을 수상하고, 2005년 발표한 「해변의 카프카」는 당시 아시아 작품으로는 드물게 뉴욕타임즈의 ‘올해의 책’에 선정된다. 이후 「1Q84」는 2010년 출간되자마자 한일 양국의 서점가를 점령한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장편소설은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다양한 SNS와 대치 중입니다. 단문이 소비되는 요즘, 읽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글을 쓰는 게 나에게는 중요한 일입니다. 이야기라는 것은 즉각적인 효력은 없지만 시간의 도움을 얻어 반드시 인간에게 힘을 준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되도록 좋은 힘을 주고 싶다는 것이 나의 바람입니다."

왜 똑똑한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을까?
라즈 라후나탄/더퀘스트/1만6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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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목표 중 하나다. 우리는 살면서 자연스레 행복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역설적이게도 행복해지기 위한 목표 때문에 또 다른 행복을 희생한다. 저자는 「왜 똑똑한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을까」에서 매일 바쁘게 살아가지만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인생의 방향을 다시 잡고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점검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라즈 라후나탄 텍사스대학교 맥콤즈경영대학원 교수는 우리를 똑똑하고 성공하게 해 주는 요인이 아이러니하게도 우리의 행복을 방해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최신 심리 연구 결과를 토대로 똑똑한 사람들도 납득할 수 있는 일곱 가지 행복 습관을 정리했다.

저자는 교수이자 ‘사이콜로지 투데이’의 인기 블로거다. 또한 심리학, 행동과학, 의사결정이론, 소비자행동 등 마케팅 분야도 연구하고 있다. 그는 학생들을 더 행복하고 충만한 삶으로 이끌기 위해 대학에서 행복강의를 개설했다. 이 강의는 전 세계 2천400만 명이 회원으로 있는 온라인 강의 플랫폼 ‘코세라’에 등록돼 지금까지 10만 명 이상이 수강했다.

별일 아닌 것들로 별일이 됐던 어느 밤
민경희/자화상/1만3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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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자리에서 내 얘기를 했다고 하면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 궁금해진다. 유치해 보이는 심리테스트로 나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기도 한다. 슬픈 일은 마음을 축나게 하지만, 또 영감을 준다. 우울함이 딱히 나쁜 건 아니다. 청승과 성찰 사이에서 새로운 발견도 하게 된다. 춤이든, 음악이든, 글이든, 그림이든 좋다. ‘무엇이든 좋다. 나를 표현하는 수단이 된다면.’』

인스타그램 스타들의 스타로 조금씩 이름을 알리고 있는 민경희 작가의 첫 에세이다.

‘곧 죽어도 예술’이 하고 싶다는 한 작가의 이야기를 저자만의 감성과 시선이 담긴 독특한 그림과 함께 담아냈다. 가벼워지기 쉬운 인스타그램의 콘텐츠가 어떻게 진지하고 묵직한 삶의 메시지로 다가오는지를 보여 주는 깊이 있고 즐거운 작품이다.

흔히 초라해 보여 숨기고 싶은 일들, 자칫 격이 떨어져 보일 법한 삶의 면면도 작가의 시선과 생각을 거치면 ‘인간적 삶의 단편’으로 거듭난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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