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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수오감몸짓 프로젝트 ‘후각’ 조동일 안무가 공연.
한여름 무더위를 날려 줄 신명나는 춤판이 벌어진다.

오는 23일 송도 트라이보울에서 ‘연수오감몸짓 프로젝트’가 열린다. 이번 공연은 4회를 거치며 인천 무용계의 대표적인 문화예술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인천연수국제무용축제에 이은 것으로, ‘오감(五感)의 표현 몸짓’으로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무대가 펼쳐진다.

‘미각’은 한국의 전통무용으로 진행된다. 치밀한 음악적 짜임새로 민속음악의 백미로 꼽히는 산조(散調)가락에 박현정이 맛깔스러운 춤사위를 얹는다. 그의 ‘황무봉류 산조춤’은 변조를 계속하는 산조만의 독특함에 진양조에서 자진모리 장단까지 속도의 변화를 더한 구성이 특징이다.

창작품으로 이어지는 ‘촉각’은 미국의 루이스 카브로스(Louis Kavouras)와 한국의 제임스 전, 그리고 두 명의 안무가들이 합작했다. 각기 다른 스타일과 테크닉을 바탕으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예상할 수 없는 춤의 이미지와 만져질 듯 다가오는 움직임을 네 명의 춤꾼이 쇼팽의 피아노 선율에 맞춰 조화롭게 재구성했다.

‘청각’은 파도 소리가 귀를 간질이는 해변에 세 사람이 조각처럼 서 있다. 움직임이 시작되며 그들의 조화는 산산이 깨져 나간다. 예기치 않은 사건들로 불일치의 끝을 향해 치닫는다. 타이완의 안무가 리밍쳉(LEE Ming-Cheng)이 한국의 박나훈과 함께 꾸민 ‘일치, 또는 불일치’는 불일치의 끝에서 인간의 진실과 마주한다.

‘후각’은 B. 파스칼의 ‘생각하는 갈대’를 안무가 조동일이 박신영과 무대에 옮겼다. 인간은 광대무변한 대자연 속에서 한 개의 갈대와 같이 가냘픈 존재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생각하기에 따라선 이 우주를 포용할 수도 있다. 즉, 위대함과 비참함을 함께 지니고 있는 것이다.

공연을 총괄한 박혜경 연수구 무용협회장은 "오감몸짓 프로젝트는 몸짓의 교류와 소통 등을 통해 인천을 비롯한 동서양의 창작세계를 비교하고, 오감으로 공유하고자 노력한 무대"라며 "연수구민과 인천시민들의 문화향유권을 충족시키고, 순수 창작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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